우리는 튼튼한 노후를 꿈꾼다. 누구나 팔팔하게 살다 갑자기 죽는 걸 바란다. 이는 여러 나라에서 바라는 노후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몸이 쇠약해지면서 의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튼튼한 개인을 내세우기보다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든지 안심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가능한 사회, 오히려 이것이야말로 진정 이상적인 사회가 아닐까요?"
이어서 저자는 "돌봄의 현장이 지향할 것은 '자립 지원'보다는 '자율 지원'쪽"이라 말한다. "자율이란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라고 생각한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홀로서기보단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돌봄을 만들자는 것이다. 의지할 땐 의지할 수 있는 사회 말이다.
동시에 '가족신화'를 무너뜨려야 한다고 말한다. 노인은 가족이 무조건 돌봐야 하고, 가정의 일은 가정 내에서, 가족들이 처리해야 하는 가족신화는 지금도 존재한다. 그러나 돌봄은 균형이 필요하다.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사적인 돌봄을 국가가 어느 정도 부담할 필요도 있다. 그가 말하는 돌봄의 현실을 따라가다 보면 가사노동에서 드러나는 남녀의 돌봄 노동에 대한 부담 차이는 씁쓸함을 안겨준다.
저자는 나이가 들면 지적 능력은 쇠퇴하더라도 결정 지능은 올라간다고 말한다. 결정 지능은 "이해력과 통찰력, 소통 능력과 같은 사고의 축적에 의해 높아지는" 지능이다. 노인도 나름의 능력을 펼치며 때론 누군가에게 기대며 제공할 때는 제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삶의 목적은 늙음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다. 우린 늙음에 따라 그 목적을 향한 방법을 달리할 뿐이다. 인간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듯이, 남은 인생도 그런 식으로 각자가 잘 분배하며, 각자의 방법을 찾아가며 다 같이 살아가야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