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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권력자들 ㅣ 한길그레이트북스 184
이언 커쇼 지음, 박종일 옮김 / 한길사 / 2023년 5월
평점 :
역사의 변화에서 지도자의 개성이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시대의 조건이 영향이 큰지 비교하는 것은 논쟁적인 주제다. 저명한 역사학자인 이언 커쇼는 <역사를 바꾼 권력자들>을 저술하며 역사적 중요성의 관점에서 개성과 시대적 조건에 대해 말한다.
먼저 그의 주장을 말하자면, 역사 변화에 정치적 지도자의 개성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그들의 시대에는 “자기 특색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특정한 조건“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현대사는 굉장한 격동과 격변의 시대였다. 대중은 혼란의 시대를 이끌어줄 강한 개인을 원했다. 하지만 그것은 역사 흐름에서 절대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언 커쇼는 현대사에서 영향력이 컸던 인물 12명을 뽑아 소개하며 “기존의 통치구조가 흔들리거나 무너지는 거대한 정치적 격변 가운데서, 또는 그 직후에 개인의 영향력은 최고 수준에 이른다“와 같은7개 명제들, 일종의 법칙들을 설명한다.
레닌, 무솔리니, 히틀러, 스탈린, 처칠, 드골, 아데나워, 프랑코, 티토, 대처, 고르바초프, 콜
세계사에 관심이 많다면 다들 유명한 인물이라 생각하겠지만, 일반 대중들에겐 히틀러 스탈린의 이름이 가장 친숙할 것이다. 커쇼도 세계사에서 영향력이 가장 컸던 인물로 레닌 히틀러 스탈린을 들고 있다. 책의 내용은 각각의 인물들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시대적 조건과 그들의 개성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시대가 개인을 만들까? 시대를 타고나는 것은 레닌의 사례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도자의 모습과 달리 레닌은 러시아 혁명 이전과 혁명 당시에도 인기가 적었다. 망명길에서 러시아에 도달한 것조차 러시아의 혼란을 유도하는 독일의 전략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악착같이 기회들을 이용했다. 소수파였던 자신의 당을 다수파(볼셰비키)라고 부르며 정신승리한 것처럼. 그는 트로츠키와 같은 훌륭한 책략가들을 뒀기도 하지만 그의 굴복, 타협하지 않는 성격으로 결국 권력자의 자리에 오른다.
이언 커쇼는 민주주의 정권이든 독재자든 상관없이 자기주장이 강한 권력자들은 권력 행사의 제약을 없애려 한다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는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처칠, 대처, 드골은 격동에 시대에서 긴급한 지시를 내리기 위해 민주주의적 절차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었으나 민주주의 그 자체의 핵심(토의, 절차, 견제)을 없애진 못했다.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의 끝은 무엇인가. 그 모습은 테러를 동원하고 끈끈한 정치 카르텔을 만들었던 히틀러와 스탈린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들에게 과연 개성만이 문제였을까? 나는 여기서 사회 시스템의 중요성을 본다.
현대 사회에 민주주의가 발달한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것이 차선이기 때문이다. 좋은 지도자를 통해 국가는 최고의 발전을 이룰 수 있지만 최악의 지도자는 복구할 수 없을 정도의 국가 붕괴를 만든다. “헌법적 제약(과 어느 정도는 집단적 의사결정)을 통한 지배는 본질적으로 독재적인 통치보다 파국적 결과를 가져올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훨씬 적다.“, “권력의 집중은 개인의 영향력을 강화하며, 흔히 부정적이고 때로는 파국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독재의 다른 문제점은 각자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것이다. 전시 상황에서 예산 사용과 전략이 효율이 아니라 한 개인에게 의존한다. 융통적 행정이 먹히지 않는다. 그런 모습으로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형편없는 군사 지도자“임이 증명됐다.
콜, 아데나워, 고르바초프를 제외한 인물들은 모두 전시 시대의 인물로, 정치 지도자에겐 군사적 힘이 받쳐줘야 하는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처의 정치생명이 포클랜드 전쟁에 달려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중을 사로잡을 다른 능력 혹은 기회가 필요했다. 권력자들은 권력을 잡을 수 있었던 각자의 핵심 기회들이 존재했다.
지도자는 개성으로 우뚝 서지만 그를 불러내는 것은 시대와 민중이다. 우린 역사를 보면서 시대의 열망을 파악하고, 권력자들을 보면서 권력의 개성적 판단의 시원함을 느끼면서도 독단의 위험성을 인지한다. 사회는 개인을 만들고 개인은 사회를 바꾼다.
“민주주의 체제가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부족해 보일수록 강력한 지도력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간다. (사회의 거울인) 의회정치는 민주주의의 어려움 속에 권위주의의 유혹이 잠복해 있다” 중요한 것은 삶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문제다. 희망을 잃은 사회는 극단적 해결을 갈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