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프리카 원조는 작동하지 않는가 - 아프리카 개발협력의 혁신적 전략 10가지
로버트 칼데리시 지음, 이현정 옮김, 허성용 해제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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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빈곤과 원조에 대한 내용은 꾸준히 인기 있는 주제였다. 특히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같은 책은 세계화, 신자유주의 비판의 관점에서 아프리카 빈곤을 이야기했고 이는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였다. 최근에는 안젤리나 졸리가 UN을 비판하며 특사에서 물러났고 현재 국제기구 비판론자들과 함께 국제기구와 국제 원조의 실효성에 의문이 늘어나는 현실이다.

아프리카는 최근 지정학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중국과 서방의 세력 싸움의 공간이 되었고 자원이나 소비시장과 같은 미래를 위한 투자, 특히 아프리카 인프라 구축을 대가로 중국의 공격적 차관 투입의 대상이 되었다.

아직도 아프리카를 저개발적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지만 <팩트풀니스>같은 저서와 아프리카 뉴스를 접한 사람들은 이제 아프리카가 어느 정도 개선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저 장밋빛으로 발전하고 있지만은 않다. 최근 수단 내전으로 교민들이 대피한 뉴스가 보도됐고 영화 모가디슈가 인기를 얻으며 소말리아 문제가 조명 받았다. 짐바브웨 같은 국가 문재는 이제 식상할 정도다. 아직도 혼란스러운 대륙이다.

아프리카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보통 서구 식민 지배의 도덕적, 역사적, 경제적 책임과 인권보호 따위를 근거로 그들에 대한 원조를 정당화하지만, 계속해서 서구 식민 지배의 유산을 들먹이며 아프리카의 혼란한 상황을 서구의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왜 아프리카 원조는 작동하지 않는가>의 저자 로버트 칼데라시는 기존 관점에 의문을 제기하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그는 세계은행의 국제 개발 분야에서 일하며 아프리카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진 인물인데, 직접 경험하고 분석한 내용으로 아프리카 개발과 원조를 비판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은 2005년에 발간됐지만 고질적 문제의 비판과 시사점은 유효하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참담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식민주의적 역사관으로도 비칠 만큼 비판적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의 주장을 들으면 굉장히 복잡한 문제, 아프리카 나름의 문제가 존재함 볼 수 있고 저자가 실질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

서구 혹은 국제기구는 그동안 수많은 돈을 아프리카 원조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그 돈들은 대체로 부패한 정치인들의 손으로 들어가고 시민들은 돈이 어디로 쓰이는지도 모르며 정치적 분쟁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저자는 대체로 정치적 지도자가 문제인 경우가 다수라고 비판하는데, 이는 아프리카의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고질적 문제임을 분석한다.

아프리카인은 왜 이런 부패한 정치인들을 두고 볼까? 저자는 이 원인을 문화적으로 분석한다. 이는 인종 차별적으로도 비칠 수 있는데, 만약 문제를 설명하거나 이해를 도울 수 있다면 설득력 있는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정치인들의 지속적 부패에 대한 원인으로 아프리카의 문화와 부패, 정치적 정당성을 든다.

아프리카인은 주변 세계와 동화되려는 성향이 있고 자신의 삶 개선에 무관심하다. 이는 서구의 개인주의에 대비되는 아프리카의 집단주의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가족 우선주의와 눈앞의 상황만을 보는 성향과 합쳐져 저축과 미래에 대한 계획 부재와 가까운 사람을 챙기는 부정부패로 이어졌다. 성에 대해 보수적이기에 에이즈가 잡히지 못하고 숙명론적 인식이 강해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하다. 또한 부패는 일종의 관행이 되어 정의감 넘친 인물도 금세 동화되고 야당은 부정부패를 타파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도 그 부패된 권력을 누리고자 기회를 노릴 뿐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아프리카의 역사적 사실을 들며 으프리카의 현실을 설명한다. 서구의 평화유지와 정치적 안정 시도에도 정치적 증오와 인종적 차별로 서로를 말살한 것, 부패한 법과 사법제도, 단순한 구호에 의존하는 경제시스템, 서구에 대한 적개심으로 인한 백신과 구호물품 거부의 모습이 현실이었다. 넬슨만델라 같은 희망의 경우도 물론 존재했지만 문제는 그것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사회주의적 자립 시도인 탄자니아의 사례와 자본주의적 자립 시도인 코트디부아르의 사례를 비교하며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한 국가가 일어서는 것은 체제도 체제지만 굉장히 고려할 것이 많고 어려운 문제임을 느꼈다. 국제기구의 원조 프로그램 또한 문제가 있었고 지역의 세부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부패는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문제다.

이런 고질적 문제들을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의 원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 또한 서구가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단순한 동정심과 역사적 인종적 죄책감, 아프리카에 대한 낙관, 세계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그는 아프리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조금 더 구체적인 10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자금의 투명성과 정치의 투명성 추구, 원조의 효율성 개선, 민주주의의 발전, 에이즈의 극복, 시민사회 발전, 인프라 및 국가 연결과 국제기구의 통합적 운영과 같은 것이다.

물론 그의 주장은 시장중심주의적이고 대부준의 원인을 아프리카 내부에서 찾기 때문에 비판점이 존재하지만 지금까지 일종의 관행으로 여겨진 단순한 원조와 서구의 자기만족적 원조 프로그램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해 의미가 있다. 개선과 개발은 서로 맞물려야 굴러가는 것이다.

그는 이미 그가 받은 비판처럼 스스로도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진 못하지만 최선의 방법임을 설명한다. 가장 강조되는 메시지는 원조도 원조지만 아프리카 국가 스스로 뭔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농민들의 튼튼한 성장과 자립, 시장의 정상적 작동, 국민의 민주적 의식 함양 같은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

아프리카의 상황을 보면서 한 국가가 발전하는 데 얼마나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고, 또 경제개발에 있어서 민주의식과 효율적 예산사용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낀다. 한국과 같은 국가가 만들어지려면 그것도 상당한 운이 따라야 할 정도로 많은 것들이 맞물려 돌아가야 했음도 느낀다. 이 책에는 아프리카의 역사와 정치문제가 실려있기도 하고 세계은행의 관점에서 바라보기에 국제관계나 원조 시스템을 어느 정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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