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의 미소 - 불교조각 보림한국미술관 12
정은우 지음 / 보림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내 종교는 불교가 아니기에 불상에 대한 관심이 높지는 않았지만, 불상이라는 조각품으로 대하면서 그 느낌이 좋았던 불상이 몇 있다. 제목이 ‘불상의 미소’라니! 정말 잘 지은 것 같다. 자비하신 부처님의 모습을 담은 불상이 미소를 짓는다고 표현하다니.

나라마다 시대마다 저마다의 특징으로 미소 짓는 불상들을 한 번에 만나게 되었다. 여성스러운 얼굴도 있고, 엄해보이면서 웃음짓는 것 같은 알듯 모를듯한 표정의 불상도 있다. 얼굴 뿐 아니라 머리 모양도 저마다 다르고, 옷이나 장신구들도 저마다 다르다. 시대와 나라에 따른 당연한 영향이었을텐데 한데 모아놓으니 그걸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얼굴 뿐 아니라 헤어스타일, 옷이나 장신구들도 시대상을 반영해 그 시대의 패션과 취향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모습인 것 같아서 좋았던 <관촉사 석조보살상>은 임금님 같은 웅대한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높이가 18. 12m(6층 건물)라고 하니 정말 커다란 불상인데 특히 얼굴이 크다. 옆으로 퍼진 크고 넓은 코와 지긋이 내려보는 눈매, 그리고 두툼한 입술과 커다란 귀는 자비하면서도 위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역사책에서 가장 많이 보아왔던 신비한 동양의 미소 국보 제83의 <금동반가사유상 >도 만날 수 있다. 갸름한 얼굴, 지그시 아래로 향한 눈, 오똑한 코, 오묘한 미소를 띤 입이 여성스러우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준다. 일본의 국보 1호인  '고류지 목조반가사유상'과 거의 흡사해서 우리의 불교 문화가 일본에 미친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불상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감히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예술의 극치라고 극찬하는데, 우리는 그만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통통하고 귀엽다고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백제의 미소 <서산마애삼존불상 >을 보면 그런 생각이 퍼뜩 든다. 통통한 뺨에, 얼굴 가득 부드러운 미소는 다른 불상과 비교해서 정말 차이가 있었다. 위엄보다는 친숙하고 낯익은 표정의 모습이다. 어떻게 보면 아이의 순수한 모습도 엿보인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했으니, 어린 아이가 부처님인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푸근하고 안정적인 모습은 백제의 안정기의 모습이라고 하니, ‘백제의 미소’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다.

그 밖에도 다른 여러 불상과 불상의 명칭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서 이제부터 만나는 불상들은 좀 더 다르게 보이리라. 그 속에 숨겨진 의미와 시대의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가 더해지겠지. 다소 아쉬운 것은 전문서적으로 보기에는 조금 부족해보이고, 학생들이 보기에는 글이 좀 딱딱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부처님을 마주하고 아이와 어른이 함께 들여다보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