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드 12
시노하라 우도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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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9권에서는 우주로 가더니 11권에선 다시 소품 이야기로 돌아왔다고 투덜거렸더니, 이번 에피소드에선 제대로 차원여행을 해주신다. 실체가 없는 듯한 상태로 눈을 뜬 파사드. 첫 대사가 인상깊다.
"내가 없는 건가? 아니면 사실은 이것들이 여기에 없는 건가. 그도 아님 그저 이런게 당연한 세계인가?"

'어린 여자'를 대표자(말 그대로 그냥 '대표자')로 한다는 것이 헌법 제 1조인 나라. 지도자가 전쟁과 폭력이 아니라 평화를 이상적 가치로 여기기를 바라는 가치관에서 정해진 규칙이다. 이 나라에는 무기도 없고 군대도 없다. 모든 생산품을 자국에서 충당하며 어느 나라에도 적대하지 않는다. 미국의 약소국 무장해제 강요를 은근슬쩍 비꼬면서도, 불가능해 보이는 이상주의를 실현하려 애쓰는 국가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신의 안에 있는 다중인격들(늑대, 백조, 용, 교수... )이 모두 자신의 환상은 아닐까 하고 고민하는 점에서 파사드는 제대로 정체성고민을 하고 있다. 다음권이 기대된다.

파사드는 한 몸에 여섯 개의 인격을 갖고 있는 존재다. '파사드'는 'facade'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의미로, 지금은 인간이 맡고 있다(... 라고 해야겠지?), 그의 몸에는 날개가 두개인 백조(트윈), 늑대(울프), 용(너크), 교수(무감정. 형체가 없음), 그리고 아직 등장하지 않은 한 개의 인격이 더 공존한다.

이들은 자신들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여행하고 있는데, 언제 어느 상황에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인생이라 여러 상황에서 이 육해공군이 적절하게 활용된다. 가끔은 바다 한 가운데, 공중, 숲속, 사막에 떨어지기도 하니까. 파사드는 그때마다 상황에 적절한 '인격+형태'로 교체하여 상황에 적응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인격과 형체가 완전히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서로 섞이거나 중간정도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그리하여 신화에 등장하는 온갖 환상 생물의 모습으로 나타나 전설의 일부가 된다는 점이다.

평행우주론에 더해, 전 세계의 신화와 설화, 역사를 SF적인 감각으로 해석하는 멋진 책이다. 모든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권이 따로이므로 중간부터 보아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정리하는 겸 해서 예전에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올립니다. 7,8,9권 에피소드도 참 멋진데 7,8권이 품절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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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의바바 2007-09-27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사드 좋아해요. ^^ 멋진 책인데 요새 애들에겐 별 인기가 없는 듯하여 슬픈..ㅠㅠ 이러다 절판되고 안 나오면 우짜지.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