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링크로스가 84번지의 친구 여러분에게
아름다운 책, 고맙습니다. 책장 전체가 금테두리로 된 책은 가져보지 못했어요.
이 책이 제 생일에 도착했다는 사실, 믿어지세요?
여러분이 덜 조심하여 카드를 쓰는 대신 속표지에다 글을 남기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행여나 책의 가치가 떨어질세라 노심초사하는, 서적상의 본분이 거기서 발휘된 거겠죠?
현재의 소유자에게는 가치를 높이는 일이었을 텐데 말이에요
(그리고 미래의 소유자에게도 그랬을 거에요.
저는 속표지에 남긴 글이나 책장 귀퉁이에 적은 글을 참 좋아해요.
누군가 넘겼던 책장을 넘길 때의 그 동지애가 좋고,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누군가의 글은 언제나 제 마음을 사로잡는답니다.)-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