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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일반판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오자와 다카오 외 출연 / 엔터원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사쿠... 생일이 11월 3일이지?
응...
난 10월 28일이야...
그러니까, 네가 세상에 태어난 후
내가 없었던 적은 1초도 없었어
영화『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중에서...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첫사랑을 기억하는, 아니 찾아가는 영화이다. 첫사랑의 설레임을 뒤로 한 채 세상에 적당히 녹아 들어 바삐 살아가던 어느 날 발견한 첫사랑의 흔적은 사람을 추억이라는 과거 속으로 시간 여행케 한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런 경험이 있
을 것이다. 이사를 가기 위해 짐을 정리할 때 우연치 않게 나온 오래된 편지 한 통. 무슨 편지지? 하고 궁금해 편지 겉봉을 뜯어 보았을 때 나온 오래 전 친숙한 이름 하나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 필름과 같은 영상으로 잔잔히 흐를 때가 있다.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그렇게 첫사랑을 찾아가는 영화이다.
영화에서 첫사랑을 찾아가는 매개체가 된 것은 바로 오래된 카세트 테입. 그래서인지 영화 속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헤드폰을 끼고 나오고, 그 모습은 관객들에게 정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건 바로 헤드폰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나는 시간여행의 도구가 되기 때문 일 것이다.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성은 어느 새 아름다운 영상으로 전환되어 관객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세상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리기 만한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주인공 사쿠에게 다가온 첫사랑은 환희와 더불어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마저 남겨두고 떠났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라고 첫사랑이 깨어지는 것은 상대가 먼 곳으로 이사를 가서 잘 보지 못하는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그렇게 헤어지는 경우라면 세상에 사는 한 언젠가는 다시 만나 볼 수 있을 터인데 하늘은 사쿠에게 그런 헤어짐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녀가 더 이상 같은 공간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주인공은 첫사랑의 환희에서 바로 절망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영화는 주인공 사쿠의 첫사랑이 시작되는 설레임부터 환희, 그리고 가슴 아픔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잔잔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현실과 과
거를 넘나드는 스토리 전개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관객은 현재의 어른이 된 사쿠와 그 애인의 모습보다는 고교생 사쿠(모리야마 미라이 분)와 아키(나가사와 마사미 분)의 모습에서 더 정감과 사랑스러움을 느낄 것이다. 그건 아마도 첫사랑에 빠진 순진한 그 아이들의 모습에서 관객도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기 때문일 것 이다. 이 영화의 최대의 매력은 바로 그 첫사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웬지 설레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한 그래도 마냥 좋은 그들의 모습은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전해준다. 특히나 주인공의 첫사랑의 대상인 아키 역을 연기한 일본의 아이돌 스타 나가사와 마사미는 아직 어린 여배우지만, 크나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첫사랑,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했던 그 때, 그때는 왜 그렇게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을까? 그 애의 조그마한 손짓 하나에도 자연스레 시선은 따라 움직이고, 아무 의미 없는 어떠한 행동에도 무언가 큰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아이가 없으면 아무 것도 없었고, 모든 것의 출발점은 그 아이로부터 시작되곤 하였다. 하지만 그런 벅찬 첫사랑도 가슴 아프게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아련한 추억만이 남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가 말했던 것 처럼…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그래서 더 소중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