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 범우사상신서 19
콜린 윌슨 지음 / 범우사 / 1997년 7월
평점 :
품절


먼저 이 책은 저자가 내 나이보다 젊었을 때인 24살에 써 낸 기념비적인 평론집이다. 이 책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콜린 윌슨의 다른 책은 ‘문학과 상상력’(속 아웃사이더)이외엔 접하지 못했지만 속편이 나올 정도로 이 책은 매력적이다. 특히 문학 속 아웃사이더를 현란한 지적 비유로 물 흐르듯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이 읽어도 흥미를 느낄 만하다. 자신이 아는 작가나 작품 부분만 따라 읽어도 된다. 그리고 읽지 않았던 책에 대한 저자의 비평을 먼저 읽고 작품을 읽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대개 문학을 하는 작가와 그 작가가 창조해낸 등장인물들은 비정상, 즉 사회로부터 튕겨나간듯한 ‘아웃사이더’인 경향이 많다. 알베르 카뮈의 뫼르소, 사르트르의 로깡땡, 헤밍웨이의 크레브스, 제임스 조이스의 스티븐 디덜러스, 헤르만 헤세의 싱클레어, 도스토예프스키의 이반과 알료샤 등 방대한 작가와 작품들을 나열하며 실존주의적이고 낭만적이며 비전적인 아웃사이더들의 세계를 낱낱이 파헤친다.


 

인간은 자기가 자유롭지 않음을 깨닫고 고민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아웃사이더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니체와 쇼펜하우어를 만나게 되고 종국에는 도스토예프스키까지 오게 된다. 자유를 알지 못하는 우리 속 사람들과 자신 역시 감옥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거기서 탈출하고자 열망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세상이다. 인생이 무상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며 그것에 신경쓰고 사는 것이 어리석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웃사이더들이 품은 삶의 무상감은 자기를 보다 강인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생명력이 강할수록 자유의 가능성은 배가 된다는 사실, 나는 이 책의 아웃사이더들을 통해 다시 배운다.


 

문학 속 아웃사이더 외에 이 책에서 나는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고흐는 많은 양의 편지와 회화를 남겼고 그것들을 통해 그가 얼마나 아웃사이더적인 생활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고흐는 우리에게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문학 속 인물들도 모든 것을 알아버린, 그래서 다시 암흑 속인 우리들에게 친숙한 이방인들이다. 본질을 알아버린 인생은 고통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 바로 아웃사이더들의 사명이자 세상과 자신을 위한 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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