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습관 - 스치는 일상을 빛나는 생각으로 바꾸는 10가지 비밀
최장순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이 말을 들어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배우고 익히면 어찌 즐겁지 아니할 수 있을까? 라는 의미로, <논어> 맨 처음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글귀를, 절친한 친구가 본인이 읽고 좋았다며 권해 주었던 <논어>라는 책에서 읽었을 때가 고등학생 때. 그러니 꽤 오랜 시간 뇌리에 자리잡은 셈이다. 이 구절은 아직도 달리기를 하기 전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익히기 전, 그 즐거움에 대해 먼저 언급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고리타분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나에게는 격려의 말처럼 느껴졌었다. 공부를 즐거워서 했던 기분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좋아요' 한 번 누르고 시작하는 느낌도 있었다. 남이 시키는 일은 죽어도 하기 싫지만 내가 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아 시작한 일은 지루한 과정도 견딜 만하다. 그래서 본 책을 읽었을 때 그 느낌이 생경하게 살아나는 기분이 들어 이 부분에서 서평을 시작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책에서 언급한 '배우고 때때로 표현하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반가웠던 것 같다. 이 책을 집어들었던 가장 큰 계기 역시 기획을 잘하고 싶다는 나의 의지 때문이었으니 활짝 열린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던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저자가 건넨 격려 역시 '기획의 방법론이나 공식을 달달 외워 흉내 내봤지만, 막상 잘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 누군가를 위한 책'이라는 말이었다. 나는 이 말이 참 좋았다. 노력해 봤지만 기획서 쓰는 법과 기획의 과정은 역시 다르니까. 그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잠시 기자로도 일을 했었지만, 현재 브랜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의 대표로 있다. 기획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기 전에 본인 스스로도 항상 기획에 대해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표지에도 나와 있지만, '스치는 일상을 빛나는 생각으로 바꾸는 비밀(이라고 해 놓고 같이 봐요! 하고 떠들고 있지만)'을 알려준다. 그리고 크게 세 가지로 세분화하여 알려준다. 생활습관 / 공부습관 / 생각습관의 세 가지 틀로 구분해서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습관'이 저자의 가장 큰 무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중심으로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기록의 힘. 검색의 힘. 공유, 토론, 설명의 힘. 독서와 공부의 힘.

그리고 그 하위에는 개념과 관련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어떻게 채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자리잡고 있다. 항상 같은 패턴이지만 응용 방식은 다르다. 의뢰를 받은 브랜드가 매번 다르고, 그에 따른 방법들이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어를 공부했던 저자이다 보니, 다양한 언어, 저서, 인물 등에서 감명을 받고 그에 따른 아이디어들을 만들어 나가는 습관이 있는 것 같은데 글에서도 (적합한 단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취향'이 물씬 느껴졌다. 저자 본인은 언어를 공부해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는 것만으로는 아쉽다며 한국어처럼 능통하게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렇게 다양한 언어를 공부했던 사람을 많이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에 저자가 꽤 궁금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공부해 왔는지도 들어보고도 싶었다. 클래스를 열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나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항상 기획을 하며 살고 있고, 그런 기획, 다시 말해 계획표를 짜는 생활 패턴이 얼마나 나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기획을 뭔가 대단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거대한 것으로만 생각해서 더 어려웠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꾸준한 습관을 통해 마련된 무언가가 기획이구나. 그런 발상만으로도 뭔가 큰 것을 얻었다는 기분이 든다. 이 글을 저자가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엉킨 실타래를 풀어 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







본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에서 제공된 도서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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