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무얼 부르지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4
박솔뫼 지음 / 민음사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럼 무얼 부르지

"사라지고 나면 무엇이 남나요? 사라진 곳에 대고 묻는다. 결국 텅 비어 버린 자신이 강렬해질 뿐이지. 아, 정말 그렇지? 질문들도 빠져나간 텅 빈 곳에 대고 대답했다. 아, 그렇네 하고." p.94

각각의 이야기가 모여진 소설집이지만, 이야기들은 서로 이어져 있는 기분이다.
그 작은 연결의 끈 사이에 수 많은 이야기와 각자의 삶들이 스쳐지나간다.
해무가 가득 낀 바다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눈 앞이 아득하다.
누군가는 그 곳을 떨쳐내려하며 떠나려 하고, 누군가는 순응한다.
감정의 주저함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글에 나도 따라 걸어가게 된다.
그래서 이 단어, 문장들 속에 푹 빠져있는 기분이다. 좋다. 둥둥.

"나는 이곳에 있었고 다른 모두는 저편에 있었다. 결국 나는 이곳에 있기 위해, 모두를 저편으로 보내 버리기 위해 해만에 온 것이 아닌가 해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를 멀리 바라보기 위해 모든 것이 고여 있고 끝없이 아래로 가라앉기만 하는 이곳으로 온 것이 아닌가." p.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