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고치며 마음도 고칩니다 - 우울을 벗어나 온전히 나를 만난 시간
정재은 지음 / 앤의서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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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의, 혹은 서른의 나에게 소중했고 어울리고 쓸모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마녀가 찾아와 목소리를 되돌려준다 해도 이제는 쓸모가 없었다. 내가 부를 노래는, 내가 앞으로 불러야 할 노래는, 그 목소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지금의 언어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 '나'였고, 그래서 도저히 버릴 수 없는 것이라 여겼지만, 물건을 버린다고 해서 그때의 나와 그때의 시간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과거라는 건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잊히는 건 또 그런 대로, 그렇게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낡고 오래된 집을 만나 그 집을 고쳐 지어가며 스스로를 온전히 만나며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는 에세이이다. 나는 아직 나의 집도 가지지 못했고, 온전한 나만의 방도 써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으로 만약에 나의 공간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나의 공간을 고치고 정리하며 살아갈지, 수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펴가면서 읽었다. 상상만으로도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나의 공간이라니. 나도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과거를 그리워하며 사는 사람이라서,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떨쳐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과거가 아닌 지금의 나, 지금을 사랑하는 일. 자꾸 과거와 과거의 물건에 집착을 덜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마음이 편안해 지는 책이다. 고요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하고, 정신없이 어질러있는 방과 책장을 정리하고 싶어지는 책. 따뜻한 봄 햇살이 가득한 책을 읽으니 곧 봄이 올 것 같다. 따뜻한 봄 기운이 아른거리면 활짝 문을 열고 방을 청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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