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멜랑콜리 해피엔딩

다 함께 다락방(아, 다 들어오신다면 너무 좁으려나) 아니 작은 방에 모여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같았다.
짧은 이야기들에는 울고 웃고 때로는 다시 돌아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다시 읽어 보고
때로는 다 읽은 후에 멍하니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들게 하기도 했다.
박완서 작가님의 8주기를 추모하고 작가님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취지에서 기획발간 된 책.
작가님의 짧은 소설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기억하고 그리워 하며 글을 남긴다는 것. 그리고 그 글을 읽게 되어 영광이다.

 

 

 

 

 

-
"아니요. 그것도 그렇지만 모든 영화의 결말을 미리 본다는 점이었어요. 영화가 끝나면 문을 열고 손님들에게 출구를 안내해야 하니까 끝나기 직전에 상영관 안에 들어가 있어야 했거든요."
"결말을 알아버리면 나쁜 거 아니에요?"
민주가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 시절에는 뭐가 그렇게 인생에 불안한 게 많던지. 영화만이라도 결말을 미리 알고 싶더라고요. 그러면 나는 해피엔딩인 영화만 골라 볼 수 있잖아요."
.
"그 시기만 지나면 그런 불안한 마음은 괜찮아지나요?"
민주의 질문에 박 선생은 아무런 말없이 웃더니,
"엔딩이 어떻든, 누군가 함부로 버리고 간 팝콘을 치우고 나면, 언제나 영화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 다음엔 다 괜찮아져요."하고 말했다.
.
-언제나 해피엔딩 / 백수린

 

 

 

-
심사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와 창문 앞에서 블라인드를 올리며 정혜는 생각했다. 누군가는 이별한 연인에게 가슴 저리는 그리움이나 애틋함 같은 아름다운 감정을 차용증처럼 품기도 하겠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블라인드를 다 올리기 전까지, 그러나 정혜는 오래전 연인에게 아낌없이 바쳤던 마음이 고작 환멸로 변성되어 남겨졌다는 걸 깨닫지 못할 터였다.

환멸의 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
.
-환멸하지 않기 위하여 / 조해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