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뺀 세상의 전부 - 김소연 산문집
김소연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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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아닌 것들로 거의 이루어지는 우리들의 시. 작품이 되어 본 적 없는 우리들의 생활. 생활을 어째서 시에게서조차 말하고 싶지 않은 세계가 되어 있는 걸까. 생활이 곧 자부이자 자랑인 세계는 평범하기만 한 걸까. 평범함은 어째서 시가 사랑해주지 않는 걸까. - 생활

 

공감할 수 있다고 섣불리 말할 수 없는 어떤 얼굴. 나만 알고 있는 세계를 바랐고, 나만 알고 있는 세계를 가장 깊이 이해 한 자가 되려고 애를 쓰며 살고 있지만, 나만 알고 있는 것은 거의 없고 나만 모르는 것들이 더 많다는 걸 점점 알아채며 살아간다. - 내가 모르는 것들

 

도착이란 것이 늘상 그런 식이다. 도착은 하였으나 목적지는 아니다. 도착은 하였으나 다른 곳으로 출발을 해야 한다.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도착지이면서 환승지이면서 출발지인 어떤 목적지,어떤 생각을 하다 보면, 도착이라는 말 자체가 허망해진다.- 꿈 끝의 골목
빛나는 경험이라는 게 따로 있다는 걸 이제는 안 믿는다. 경험이란 이미 비루함과 지루함, 비범함과 지극함을 골고루 함유하기 때문이다. -경험

 

 

 

나는 과거를 사랑하고, 그 기억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읽으면서 과거의 내 기억을 생각하는 일이 좋았다. 그 일들을 나도 글로 적어 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평범하다고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고 생각한 지금의 이 일상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요즘 어때?"라고 물어보면 항상 "똑같지 뭐.."라고 대답했다. 똑같지 않은 그 한 순간 한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금의 이 순간도 순식간에 과거가 되어 버린다. 앞으로 내가 소중하게 생각할 과거들이 지나가고 있다. 그 과거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나를 뺀 세상의 전부'의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과거의 나 , 지금의 나 , 앞으로의 나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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