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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Thinking - 세상을 보는 글들 9
로저 본 외흐 지음, 정주연 옮김 / 에코리브르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Creative Thinking, 원제목 그대로 하면 창의적으로 생각하기쯤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은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창조적 생각에 이르게끔 무언가 도움을 주려는 의도인 것 같은데, 내용들은 전혀 창조적이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은 듯 하다. 상상력,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정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규칙에 얽매이지 않기, 호기심을 가지는 것 등 이미 진부해진, 아니 또다른 도식적이고 관념적인 조언(?)을 반복하고 있다.
사실 창의성이라는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천재들의 전유물인양 무언가 애매하고 비논리적인 성격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왜 우리는 창의성이라는 능력에 그토록 목말라하냐는 것이다. 우린 어려서부터 사지선다적 암기식 교육의 문제점을 걱정하는 비판을 들어왔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창의적 교육, 창의적 직장생활 등이 마치 성공적인 삶인 양 이 나라에서는 수식되어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만큼 한국사회는 창의성이 부족한 곳이라는 것을 대변한다.
창의성은 물론 세상을 살아가는데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현재와 같은 지식화 사회에서 무언가 남과 다른 발상을 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자산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이야말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믿는다. 오래전부터 미국의 수월성에 대해 생각해 왔다. 어떻게 하여 미국은 선진적 가치를 재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걸까.
풍부한 자원, 넓은 국토, 우수한 인재의 유입 등의 요인들이 핵심일까. 결론은 창의성에 있다는 것이다. 교육과정과 사회적 평가체제가 창의성을 돋우는 방향으로 갖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아주 중요한 토대를 이룬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은 노력은 한계가 있다. 사회적 동기부여 체제가 보다 창의성을 존중하는 시스템으로 진화될 때, 전반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다 창의적으로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개인적으로 이런 점을 제안하고 싶다. 지식의 가치평가 우선순위를 다시 매기자. 이따금 교육방송을 보면서 놀라는 점이 있다. 고등학교 국민윤리나 사회교과목 강의를 한번 들어보라. 왜 그 과목들이 암기과목인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대별 혹은 주제별로 무슨 무슨 사건과 사상 등을 도식화해 암기를 유도하는 그런 강의를 20년전에는 학생 자격으로 들었다. 그러나 교사를 탓할 일은 못된다. 여기에 시사점이 있다.
지식에 대한 평가체계를 현재와 전혀 달리 한다면 아마 그 과정과 노력의 방향도 변할 수 있을 것이다. 평가체계를 창의성 평가위주로 변화시키자는 것이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평가와는 달리 상당히 주관적일 수 있고 복잡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똑똑한 머리들(?)은 반드시 휼륭한 시스템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믿는다. 빨리 우리의 관심을 이쪽으로 틀지 않으면 계속해서 흉내만 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항시 선진국을 인용하면서 말이다. 창의성 평가시스템, 지금 이 주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