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메리의 아기 밀리언셀러 클럽 57
아이라 레빈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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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를 가지고 싶은 여인이 있다. 아파트를 새로 구할 때도 아이방을 반드시 고려한다. 집을 둘러보며 어떻게 방을 꾸밀지 상상하며 즐거워한다. 잘생긴 남편, 귀여운 아기와 함께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만큼 행복한 인생이 있을까. 그러나 일은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남편은 아기를 원하지 않고, 겨우 한 임신에는 이상이 있는 것같다. 

 


아이라 레빈의 『로즈메리의 아기』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악마의 씨> 원작소설이다. 영화는 보지 못해 어떻다 말하지 못하겠지만,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긴장감과 스릴 텍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져서 만약 이걸 스크린으로 본다면 정말 공포스럽지 않을까 싶다.

 

허치는 "로즈메리와 가이 우드하우스라는 문패가 달리는 순간 브램퍼드는 불운의 집에서 행운의 집으로 바뀌게 될 걸세."라는 내용의 전보를 쳐왔다._39쪽

 

로즈메리와 가이는 브램퍼드 아파트로 이사한다. 오래된 고풍스러운 아파트는 옛날부터 이상한 소문이 있었다. 거기다 로즈메리가 인사를 나눈 아가씨가 죽어버리는 사건도 일어난다. 그러나 이후로는 별 일이 없고 이웃의 노부부도 친절하다. 그러던 중 가이가 로즈메리에게 아이를 가지자고 하기까지 하니, 로즈메리에게는 더 좋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이를 만들기로 한 날 밤, 로즈메리는 이상한 환영을 본다. 

 

 

 

아파트를 둘러싼 묘한 공기가 긴장감을 불러온다. 이야기는 철저하게 로즈메리의 시각에서 그려지는데, 로즈메리 자신은 별달리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하다. 아니, 위화감은 느끼지만 애써 그것을 외면한다. 독자는 별 일 아닐 것이라고 자기 암시를 하는 로즈메리를 보며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요소들이 분명하고 어딘가 이상한데 실체는 알 수 없으니까.

 

"그 안에 들어있는 녹색 물질은 태니스 뿌리라고 하는 거유. 행운을 가져다주지."_102쪽

 

가이는 문간에 서서 말했다.

"받았으면 목에 걸어야지."_105쪽

 

긴장된 분위기는 클라이막스까지 계속된다. 다이너마이트를 향해 타들어가는 심지 마냥 고요하고 끈질기고 불안하게 진행된다. 이후 클라이막스를 지나고 나서 마침내 폭발하고야 만다. 그 폭발은 모든 것을 깨끗하게 날리는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는다. 절정 끝에 남은 건 찝찝함. 긴장은 해소된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로즈메리가 그 외의 다른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과 신, 악마 사이에서 나타난 모성은 결국 어머니이자 인간으로서 로즈메리가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다. 그것은 어떠한 공포, 악함도 이겨내겠다는 의지에서 나타난 것이다. 반은 체념, 반은 의지.

 

"자, 여길 봐, 앤디. 예쁘게 살짝 웃어 보렴. 어서. 예쁜 앤디야."_344쪽

 

로즈메리의 아기는 후속편 『로즈메리의 아들』로 이어진다. 사실 여기까지만으로도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굳이 살을 더 붙일 필요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궁금하니까 다음 권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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