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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수집 - 디자인 놀이터 런던에서 수집한 27가지 디자인 이야기
이은이.김철환 지음 / 세미콜론 / 2013년 3월
평점 :
런던에서 감탄했던 것 중 하나는 상점들의 디스플레이였다. 옥스포드 스트리트와 백화점의 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중고 물건을 파는 채러티샵들조차 윈도우 디스플레이가 깔끔하고 세련됐다. 정말로 중고물건들이 맞나 싶을 만큼. 그 뿐이겠는가. 그냥 템즈강변을 따라 걷다보면 스카이라인이 참 예쁘구나 싶고 미술관은 물론이고 거리에도 아름다운 작품들이 가득하다. 예술의 도시.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몰려온다는 이야기가 맞는 것같다. 런던은 디자인의 도시이다.
런던 속의 디자인
『런던 수집』은 런던 속의 27가지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자이너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디자인 회사를 이야기하기도 하며, 디자인 정책이나 가게를 소개하기도 한다. 디자인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 들어와있고, 전혀 관계 없을 것도 같은 범위에도 디자인 요소가 있으니만큼 꽤나 폭넓은 범주에서 런던을 다루고 있는 셈이다. '디자인을 이야기하는데 왜 이 주제를 들고 왔을까? 전혀 디자인 같지 않은데.' 싶은 것들도 있지만 그렇게 이해를 했다. 내가 보지 못하는 디자인적인 요소가 있을 것이라고. 의도해서 만들어낸 것만이 디자인인 것만은 아닌가보다고.
런던에 가고 싶다.
런던을 디자인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걸 보고 있자니 내가 대략 1년 간 지냈던 이 도시에 대해 무지했다는 걸 깨닫는다. 무심히 지나치고 넘겼던 곳들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 참을 수 없다. 지금 당장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날아가고 싶다. 단순히 꽃무늬는 취향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캐스 키드슨도 이렇게 다시 보니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거리의 사람들을 보고 사람들 참 옷 이상하게 입는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분위기가 자유롭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키웠구나 싶다. 박물관에서는 봤지만 운행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한 토머스 헤더윅의 2층 버스도 보고 싶다. 앞을 몇 번이나 지나쳤지만 들어갈 생각은 못했던 영국 왕립미술원도 가보고 싶다. 이 외에도 보고 싶어진 게 수없이 많다.
여러방면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각 분야에 대한 설명이 그리 깊지는 못하다. 대체로 설명과 사실의 나열. 그렇지만 런던에 대해 알고 싶은 비전문가에게는 더 없이 가볍게 읽고 넘기기 좋은 글이다. 다양한 사진자료들과 설명이 어우러져 런던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해준다.
영원한 로망의 도시. 예술과 디자인의 도시 런던. 런던에 가고 싶다. 런던의 하나하나를 다시 수집해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