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 상 상속자들 : 아키에이지 연대기 1
전민희 지음 / 제우미디어 / 201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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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의 화제였던 게임, 아키에이지. 트위터에서 아키에이지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돌아다닐 때마다 웃겨 죽겠다. 배심원이 유저들이라 조그만 범죄도 다 사형 판결이고, 감옥 가서 축구하고, 탈옥했다가 축구하려고 다시 들어가고, 토끼를 키웠더니 괴물이 되어버리고, 비료 냄새가 심해서 기절하고, 구제역 패치로 축산업 하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망해버렸다는 이런 이야기들. RPG인 줄 알았는데 개그 게임이었나보다.

 





아키에이지 연대기 두 번째.


아키에이지 설정과 스토리에 전민희 작가가 참여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작가 블로그에서 아키에이지 설정 이야기들이 연재되고 있기도 하다. 『상속자들』은 게임 아키에이지보다 좀 더 오래 전의 이야기. 전편인 『전나무와 매』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이다. 전나무와 매가 전나무의 딸 키르포사와 그림자 매 진의 과거사를 다뤘다면 '상속자들'은 그 둘의 만남, 첫 사건을 그려낸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작가의 다른 작품인 『태양의 탑』의 다음 권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새로운 시리즈에 회의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시리즈를 좋아하지 못할 거같다는 예감. 전나무와 매에서는 그렇게 느꼈는데, 상속자들을 읽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전민희 작가는 확실히 훌륭한 스토리텔러고, 어쨌든 내 10대 시절에 큰 영향을 끼쳤던 작가 중 하나였다. 그리고 다른 시리즈라도 그 영향력이 어디 가진 않더라. 




진과 로사의 만남


'전나무와 매'는 프롤로그적인 느낌이 강했다. 그렇기에 세계관을 제대로 파악하고 인물들에 공감하기 시작할 때 쯤 이야기가 멈춰버렸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인물들의 입체적인 모습을 볼 만한 사건이 없었고, 그들의 성장 과정만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상속자들'에서 두 주인공이 만나 사건에 휘말리기 시작하면서 전민희 소설의 인물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캐릭터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멋지게 자라난 진과 키프로사. 전작에서는 그냥 '이렇구나' 했던 인물들이 두 인물이 대화를 나누는 순간 드디어 살아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본격적인 스토리의 시작


세계의 수도 델피나드에 도착한 로사와 나나 자매는 나나의 납치라는 사건을 통해 델피나드 뒷골목을 주름잡는 그림자 매, 진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로사의 환상적인 요리솜씨 때문에 함께 지내게 되는데... 나나의 납치 배후에 있는 음모, 진이 델피나드에 온 목적. 이런 것들이 엮여 사건이 진행된다. 



로사는 돌아서서 도로 주점 안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 주점 안의 회오리는 좀 가라앉아 있었다. 로사는 본래 앉아 있던 테이블 앞으로 돌아갔다. 물론 앉지는 않았다. 그러는 대신 뒷자리의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 앞으로 갔다. 오른손을 품에 넣고 말했다. 

"내 동생을 찾아줘요."_40쪽 





그런데 이건 '상권'이다. '하권'은 아직 출간되지 않은 상황.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 책장은 탁 하고 덮여버렸다. 한창 재미있었는데 끝나버리면 어쩌라는 건가 싶다. 다음 권이 언제 나온다는 소식도 없고. 로사랑 진 커플 마음에 들었는데. 얼른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쁘게 보여야 하는 상대가 있어서 그랬어. 어쨌든 미안해. 내가 분란을 일으켰어. 지금이라도 이 집을 나갔으면 좋겠다고 하면 나갈게."_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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