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접시
다쿠미 츠카사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꿈을 향해 간다는 건 어렵다. 꿈이 뭔지 찾는 것도 어렵고, 그걸 위해 노력한다는 것도 어렵고, 그걸 이루는 건 더 어렵다. 취업을 목전에 둔 이 상태에서 나는 이제까지 바라왔던 그 꿈이 진짜인지 의심하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고민하고, 안 될 거라고 절망한다. 종국에는 결국 백수든 뭐든 어느 길을 걸어가겠지만 그게 내가 바라던 그 길일까. 

 




요리사의 이야기

 

북폴리오에서 계속 요리에 관한 책을 내고 있다. 내가 읽어본 건 오가와 이토의 『따뜻함을 드세요』와 하시모토 쓰무구의 『오늘의 요리』, 그리고 다쿠미 츠카사의 『무지개 접시』. 세 소설은 모두 요리라는 공통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또한 다르다. 『따뜻함을 드세요』리가 미식가의 이야기였다면, 『오늘의 요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무지개 접시』는 요리사의 이야기다. 

 

작가인 다쿠미 츠카사가 요리사 출신이었기 때문인지 히로가 요리사가 되기로 마음 먹은 순간부터 본격적인 요리사의 길을 걷는 이야기가 꽤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조리학원에서 구직까지. 그리고 들어간 일류 레스토랑의 분위기 또한 말이다. 처음 접하는 요리사 세계는 생소했다. 주인공인 히로 또한 시작할 때는 나만큼이나 아무것도 모르는 햇병아리였다.


발단은 <그릇에 담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혼마의 말이었다. 그때까지 요리라고 하면 어머니 야스코의 요리였고, 부 활동 후에 먹는 패스트푸드였으며, 그 음식들에서 식욕 이외의 것을 느낀 적이 없던 히로에게 그 말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_14쪽







꿈을 향해서


무지개 접시는 요리사의 꿈을 가진 청년을 주인공으로 그가 꿈을 향해 걸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리를 통한 꿈의 실현. 여기서 요리는 일상도 관계도 아닌 목표 그 자체가 된다. 히로가 걸어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이전에 제대로 요리해본 적도 없으면서 단순히 한 일류 요리사의 말 한 마디에 감동 받아 충동적으로 걷기 시작한 길이지만 꽤 진지하다. 꿈을 좇는 많은 청년들이 그렇듯이 의심하고 회의하고 후회하며 동시에 노력한다. 연애 감정도 끼어들고,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아름다운 무지개에, 아직 흐릿하기만 한 미래를 상상했다.

거기에 자신의 빛깔이 있을가. 눈부신 빛이 반짝이고 있을까. 나시모토 교수의 말이 귓가에 남아서인지, 그런 분에 맞지 않는 생각에 잠겼다._46쪽



히로는 꿈을 위해서 박봉을 감내하고 휴일도 없는 생활을 견디기를 선택한다. 소설에서 그것만이 절대적인 길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친구들은 자신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맞는 다른 길을 걸어간다. 좀 더 많은 돈을 받고 놀 시간을 챙기는 쪽을 선택한 사람도 있다. 히로는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길을 택한 것도 같다. 그래서 솔직히 히로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부럽다. 그만큼 확고한 꿈이 있다는 것이 말이다. 근데 얘는 솔직히 운도 따라주는 듯.



꿈을 이룬다는 것은 단기간에 불가능 한 것이고 인생 전체에 걸쳐 천천히 다가가야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히로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노력한다. 나는 어떨까. 어떻게 될까. 내 길을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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