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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Novelty Book)
Marion Bataille 지음 / Tate Publishing & Enterprises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팝업북을 모으다보니 어느 샌가 화려한 팝업기술을 사용하는 것보다, 간단한 기술로 기발한 효과를 낼 때 더 감탄하게 됩니다. 나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록 간단한 장치지만 생각해내지는 못하는 아이디어. 간단한 것으로 남들이 생각해내지 못하는 것을 만들어내는 센스. 어떤 디자인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도 나고요.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과, 별거 아닌 재료만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것, 어느 쪽이 더 어려울 지는 자명하잖아요? 물론 저 같이 좋은 재료로도 맛없는 걸 만들어내는, 아니 재료를 어떻게 구할지조차 모르는 사람에게야 양쪽 다 대단해보이기는 합니다만...
『10』은 그런 간단한 장치를 이용한 책입니다. 정말 간단해서 보면 다 따라 만들 수 있어요. '에이 내가 직접 만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각해내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10은 다른 여느 팝업북보다도 꽤나 디자인적인 책입니다. 표지부터 참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지 않나요?
케이스에서 책을 꺼내면 하얗고 단순한 표지가 나옵니다.
10은 제목 그대로 숫자에 관한 책인데요. 1부터 10까지의 숫자가 차례대로 나옵니다. 팍 튀어나오는 팝업도, 살아움직이는 인물도 없는 단순한 숫자들이죠.
첫장을 펼치면 01, 그러니까 1이 나옵니다. 아무것도 없는 흰 종이에 1뿐이에요.
그러나 1은 10으로 변합니다.
다음은 2가 나옵니다.
2는 9로 변신하고요.
1부터 10까지의 숫자가 이런 식으로 변해요. 간단하죠?
4는
7로.
5는 6으로.
6은 5로.
7은 4로.
8은 3으로.
9는 2로.
마지막에는 돌고 돌아 다시 10. 그리고 1.
작가인 Marion Bataille는 팝업 전문 작가가 아니라 아트북 작가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조형미 있지 않나요? 디자인이 어린이들을 위한 숫자 놀이 팝업북으로 보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요.
이런 센스! 솔직히 너무 부럽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