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1 : 세계편 퇴마록
이우혁 지음 / 엘릭시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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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세계편』은 읽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1권을 다 읽고나서 2권을 중반 쯤을 읽다가 시험기간 때문에 덮었고, 그 상태로 방치했던 것같다. 방학을 했으니까 일단 읽던 거 뒤처리부터 하자 싶어서 집어들었다. 오래전에 읽었던 것을 다시 읽다보니 감회도 새롭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괴담에서 판타지로


세계편은 국내편과 다르다. 국내편은 '한국'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진 이야기였기에 소재도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흔히 말하는 괴담과도 같았고, 귀신이야기로도 볼 수 있었다. 한국적 소재와 그것을 통한 공포심 자극. 물론 국내편도 퇴마사들의 스펙이나 여러 경우에서 판타지(중에서도 영웅판타지)같은 면모가 약간 있기는 했다. 그러나 강하지는 않았다. 괴담이 더 중요했다. 


그런데 세계편에 와서 괴담은 판타지가 되었다. 소재 자체가 전세계적인 것들로 바뀌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처녀귀신은 호러인데, 늑대인간은 판타지 같은 그런 문제랄까. 좀비, 흡혈귀, 늑대인간도 인상적이었지만, 개인적으로 퇴마록 세계편의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판타지 같은 것이 아더왕 전설을 이용한 것 아닌가 싶다. 퇴마사들은 세계편에서 전세계를 쏘다니며 일을 해결했다. 블랙서클이라는 전세계적 음모 조직의 뒤를 좇는 과정에서 정말 신기한 일들도 많이 겪게 된다. 그리고 중요한 인물도 몇 명 더 등장한다. 연희와 백호 검사 되겠다. 





 

수정된 부분과, 아쉬운 부분


전체적으로 수정된 부분은 별로 없다.(물론 나는 초판은 기억도 잘 안 난다.) 작가 본인이 서문에 밝혔듯이 뒷부분에 조금 바뀐 부분이 있다. 더글러스탐정이 개입하는 부분인데, 이 인물부터가 이번에 새로 만든 캐릭터라고 한다. 사실 퇴마록의 문장력, 문체는 투박하다. 오래된 소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그보다는 이 소설이 처녀작인 탓으로 보인다. 그 탓에 퇴마록의 이야기도 스케일은 대단하지만 세련된 맛이 없다. 그런데 역시 더글라스가 나오는 부분만큼은 새로 쓰인 것이 확 티가 날 정도로 문장력이 향상되어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극히 일부일 뿐이고, 더글라스는 이야기 개연성을 위해 추가되어서 딱 그 정도의 역할만을 하고 끝날 뿐이라는 데 아쉬움을 준다. 



퇴마록을 다시 읽으면서 주인공들의 행동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사실 사람은 절대 죽이지 않는다는 그들의 정의감과 고민, 갈등은 상당히 고전적이다.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다. 아까 말했듯이 세련된 이야기가 아니니까. 퇴마사들의 정의감이 이야기가 다른 방향, 더 현대적이고 매력적으로 바뀌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에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캐릭터들이 너무 평면적이라고 해야할까. 여전히 준후는 귀엽지만, 이 인물들 대화하는 걸 보고 있으면 손발이... 오글오글.


검은 어느 때 써야하는가?

"벨 때 써야 합니다."

힘을 기르는 것은 누구를 위함인가?

"약한 자를 위함입니다."

명예와 영광과 생명 중 무엇이 중요한가?

"생명입니다."

-2권 194쪽




국내편에서도 말했지만 추억으로 커버하고 읽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여러 나라의 전설 등은 흥미롭기도 하니까. 

그래도 개정에 대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난 전면 개정 찬성하는 편인데. 역시 힘들구나. 

혼세편은 많이 바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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