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 리버 - 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 뫼비우스 서재
존 하트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난 미스터리를 많이 읽지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가끔 끌릴 때가 있다. 요컨데 『다운 리버』의 설명을 봤을 때같은 경우가 그렇다. '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라는 문구가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간단하면서도 의미심장하다. 왕의 귀환도 아니고 살인자의 귀환이라니. 대체 모두가 미워하는 누구이며, 왜 돌아와야 했을까. 



5년만에 돌아온 고향


주인공 애덤 체이스는 5년 전 고향을 떠나 뉴욕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고향의 모든 것을 잊기 위해 발버둥 치고 그것이 거의 성공했을 때 쯤, 옛 친구 대니에게서 전화가 한 통 걸려온다. 대니의 애원을 받아들여 돌아간 고향에서 애덤을 반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애덤은 5년 전, 아버지의 농장에서 살인 당한 미식축구 스타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던 것이다. 그의 새어머니가 증인이었으며 아버지는 새어머니의 말을 믿는 것을 선택하고 애덤을 쫓아냈었다. 애덤은 돌아오자마자 친구 대니를 찾지만 대니는 여자친구를 폭행하고 도망친 뒤로 행방불명 상태. 이후로 로언 카운티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시간이 흐르면 이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믿고 있을 뿐이야."

그는 눈길을 돌렸다.

"죄인은 자신이 지은 죄의 대가를 반드시 치르는 법이니까."

-p.95


존 하트


존 하트의 책을 읽어본 것은 처음이다. 『라스트 차일드』가 큰 인기를 끌었다고는 하지만 읽어본 적이 없으니 어떨지 감이 안 잡혔다. 그래도 데뷔작 『라이어』부터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에드거 상, 엔서니 상 등의 각종 상, 상, 상의 최우수 데뷔작 후보에 올랐다니 얼마나 대단할지 궁금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다운 리버』는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 다음 작인 『라스트 차일드』가 같은 상을 또 수상했다니. 이 사람 상복이 터진 건지 진짜 어떤 글을 쓰는 건지 궁금할 수밖에.  



어머니의 죽음, 얽힌 인간관계

소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여러 인물들이 모여 복잡하게 얽힌 상황 속에서 애덤은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 한다. 그 사이에서 애덤은 아버지와의 반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어릴 때 자산한 어머니에 의한 상처를 보여준다. 너무나 변해버린 사람들은 그의 기억과는 전혀 달랐고 그는 외부인이나 다름 없었다. 폭행과 살인, 사랑과 우정이 간단했을지도 모를 사건을 꼬아놓았고 애덤은 그 중심에서 희생자가 될 뿐이다. 5년 전과 마찬가지로 용의 선상에 오른 애덤이 의지할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존 하트는 애덤의 심리를 적절하고 상세하게 묘사해간다. 그러나 그 묘사는 지나치거나 이야기의 맥을 끊지 않고 되려 애덤의 감정에 동조하며 긴장하게 만든다. 나는 그렇게 애덤을 따라 다니며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보았다. 애덤은 탐정도 아니고, 일반인일 뿐이기에 직접 부딪혀야했다.  애덤의 동선을 따라가며 몇가지 가설을 계속 세워보았지만 내 추리 능력은 그리 좋지 않아 그 중 일부만 들어맞았을 뿐이다.

사실 그 모든 것은 애덤에게 큰 상처로 남았던 어머니의 자살과 관련되어 있었다. 진실은 가혹했다. 사실 그 누구도 그리 악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상황이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진짜 살인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그것 또한 한 사람의 실수가 빚어낸 결과였고 슬픈 결말을 맞이했기에 혐오보다는 동정이 더 크다. 삶 속에서 받아왔던 고통이 더 크기에 원망할 수가 없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문장이 소설 속에서 반복되지만, 그 실수가 얼마나 컸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가트렸는지를 생각한다면 용서를 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애덤은 그 사람을 용서하게 되겠지만... 상처가 아무는 데는 시간과 거리가 필요할 것이다.

내가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순간 어머니는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아버지와 나는 그 일에 대해 절대로 얘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사랑했던 여자를 땅에 묻었다.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죽음과 피를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 뒤로 나는 사슴을 수도 없이 죽였다.
-p.140


돌아갈 수 없는 아담

결말부는 정말 씁쓸하다. 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 결과물. 아니, 결과가 아니라 돌아오게 만든 원인 일지도 모르겠다. 모두를 미워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쉽게 용서할 수도 없다. 애덤이 받은 경멸과 원망이 억울하다. 한 번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아담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으니. 결국 추방당한 아담의 이야기이다. 선악과를 먹었던 아담. 그렇지만 죄는 그의 것이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것이었고. 애덤에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보니 작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라스트 차일드』는 어떨까. 다음에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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