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cess Academy (Paperback)
Shannon Hale 지음 / Bloomsbury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국내에는 '프린세스 아카데미'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있는 책이다.
동화책에 있어 권위있다고 할 수 있는 뉴베리상을 수상했다.
 
에스켈 산에는 작은 마을이 하나 있다. 채석장에서 돌을 캐서 상인들과의 물물교환으로 살아가는 동네이다. 미리(Miri)는 이 마을에서 사는 14살 소녀인데, 어머니는 미리를 낳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이 작은 마을에 이변이 생긴다. 14~17세의 소녀들이 프린세스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 나라는 사제들이 왕자비가 나올 지역을 선택하고, 그 지역에 사는 왕자보다 나이가 적은 소녀들이 모두 프린세스 아카데미에 들어가서 수업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 소녀들 중에서 왕자가 그의 신부를 선택하고, 그 선택 받은 소녀는 궁으로 들어가 공주로 대접받게 된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미리의 마을 소녀들 중에서 왕자의 신부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인 미리는 친구들 사이의 따돌림도 겪고, 왕따 당하는 다른 친구에게 손을 먼저 내밀고, 부당한 처벌에 항의하는 정의롭고 당당한 소녀이다. 공부도 무척 잘 한다. 주인공 역할을 하기에 딱 좋달까.
 
여기까지 이야기만 들으면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동화답게 유치하고 대리만족적인 공주 이야기를 그려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결국 왕자와 결혼해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미리는 책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왕자와의 결혼에 대해 고민한다. 과연 한 번도 못 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가능한가, 공주가 되면 어떤 삶을 살까. 가끔은 공주가 되기를 꿈꾸지만 그 또래 소녀들이 한 번 쯤 꿈꿔보는 정도로 그칠 뿐이다. 

 

이 이야기는 왕자와의 결혼이 아닌 소녀들의 성장과 배움, 지식과 공부가 어떻게 소녀들의 꿈을 키워주는지 보여주는 데 최선을 다한다. 미리라는 소녀가 어떻게 왜소한 자신을 딛고 성장해가는지를 볼 수 있다. 특히 미리가 처음 글을 배워서 책을 읽는 장면은 인상 깊었다. 글을 배우고 책을 읽음으로서 미리는 많은 것들을 바꿔나간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Quarry-speech는 또 하나의 인상적인 요소이다.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난감한데, 채석장 말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마을 사람들은 돌을 통해 대화하고 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를테면 자연과의 대화이다. 이 능력이 없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감이 안 잡힌다. 또한 이 Quarry-Speech는 마을 사람들을 내적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풋풋하고 달콤한 해피엔딩이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다. 동화라고는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미리가 성장해나가는 모습도 뿌듯했고,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가 얽히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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