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르칸트의 마법 목걸이 바티미어스 1
조나단 스트라우드 지음, 최인자 옮김 / 황금부엉이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바티미어스 시리즈는 '해리포터의 라이벌'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여러 국가에서 번역 출간된 시리즈라고 한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가 탄생한 영국의 판타지 소설이다. 판타지의 본류인 영국에서 탄생한 판타지답게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를 풀어낸다. 판타지의 기본은 모험이고, 영웅담이다. 이 이야기는 가장 기본적인 판타지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전혀 다른 영웅의 모습을 만든다.

이 시리즈는 마법사 나타니엘과 지니 바티미어스가 주인공이다. 보통 이야기에서는, 특히 그 장르가 판타지라면 일반적으로 주인공이 정의로운 것이 정상이다. 정의롭지 못하더라도 평범한 시민 정도는 된다. 때로 주인공의 정의와 선악의 기준이 다르더라도 적어도 남에게 민폐를 끼치거나 악의를 품고 타인을 대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나타니엘은 다르다. 모험 판타지의 주인공이자, 마법사이면서, 12살 먹은 어린 소년인데도 불구하고 그 또래 주인공들이 흔히 내비치는 사명감, 정의감 등은 보이지 않는다. 일견 '영웅'이라고 지칭할 수도 있을 주인공인데도 말이다. 물론 가끔씩 양심이 내보이고, 끝 부분에서 모험을 감행하는 것이 자신 나름대로의 정의 때문이기는 하다. 그러나 나타니엘의 행동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그 자신의 야망과 복수심, 자존심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도덕관에서 벗어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거짓말과 사기는 기본이다. 그러니까 시쳇말로 가감없이 말하자면, 주인공이 재수 없다.

그의 동료인 바티미어스 또한 특이하다. 마법사들은 요괴를 소환해서 종으로 부린다. 마법사의 마법의 원천은 이 요괴(정령)들인데 요괴들은 호시탐탐 마법사를 노린다. 억지로 마법사를 돕는 것이다. 바티미어스 또한 다른 요괴들과 다르지 않다. 마법사의 말을 듣기 싫어하며 반항한다. 나타니엘과 바티미어스는 같은 배를 탔지만, 여차하면 서로를 물어버릴 동료인 셈이다. 하지만 바티미어스는 계속 나타니엘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면서도 그를 돕는다. 물론 그가 협박이 아니라면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성실히 의무를 이행하고 유머를 잃지 않는 바티미어스의 태도는 꽤 호감을 준다.  

12살의 어리지만 영악한 나타니엘은 바티미어스를 소환해 '사마르칸트의 목걸이'를 훔칠 것을 명령한다. 이후 그 목걸이를 둘러싼 나타니엘과 바티미어스의 모험이 시작된다. 음모에 휘말리고, 나타니엘의 복수극은 위험을 초래한다. 사실 이들의 모험은 좀 단선적이고, 러브레이스가 노리는 것도 초반부부터 짐작이 간다. 그렇지만 바티미어스의 재담이 그 이야기를 잘 포장해 이야기가 살아난다. 바티미어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될 때도 있고, 전지적 시점에서 나타니엘의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한다. 바티미어스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에는 각주들이 달리는데, 바티미어스가 좀 더 떠들고 싶은 이야기들이 달려있다. 보통 각주들과는 다르게 이것도 재미있게 읽힌다. 

야심찬 소년과 귀여운 요괴의 모험을 함께하고 싶으신 분은 이 책을 집어드는 것을 권한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나타니엘의 야욕이 앞으로 어떻게 발휘될지 궁금하다. 이 권에서 짧게 언급만 되고 제대로 나오지 않은 레지스탕스들의 이야기가 앞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된다. 무엇보다, 바티미어스를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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