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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플러그드 보이 1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3년전쯤, 내가 얼키고 설킨 인간관계에 빠져 한참 허우적대고 있을 때 친구가 담백하고 재미있는 책이라며 권했다. 그땐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약간만 우울하거나 비틀린 장면이 나오면 두 눈과 귀를 막을 정도로 형편없이 허약해져 있던터라 몇 번이나 이 만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확인하고도 반신반의하며 책장을 넘겼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정말이지 너무도 재미있었다! 분위기가 밝아도 그렇게 밝을 수가 없었고 너무나 담백했다! 현겸이와 지율이를 비롯한 개성있는 모든 등장인물과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유머는 적어도 읽는 동안만큼은 내 우울증을 날려주었고 다 읽은 후엔 작가의 다른 작품을 얼른 찾아봐야겠다는 의욕(그 당시 내게는 의욕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었다)이 생겨 마치 대단한 보약을 먹고난 후처럼 원기가 회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줄거리는 별다를 것 없지만 이 작품은 줄거리만으로 평가하기엔 너무 보석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