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첸의 세계명화비밀탐사 탐사와 산책 8
모니카 봄 두첸 지음, 김현우 옮김 / 생각의나무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음악이나 미술, 영화등과 같은 예술분야는 여러 말보다 자신이 직접 접하고 느껴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런 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입맛에 맞는 것을 취해 감성지수를 풍부하게 하면 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작품에 대한 다른 이들의 견해나 역사를 통해 차근차근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히면 보다 여유로운 사고를 하는 감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내 생각이다. 그래서 먼저 작품을 접하지 않고서는 그에 대한 어떤 해설이나 관련지식과의 대면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피하는 편이다. 선입견 없는 백지상태에서 작품을 받아들이면 머릿속에 군데군데 묻어있는 어줍잖은 지식이 내 감수성을 속이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미술작품의 경우 실물을 먼저 봐야 하겠지만 여러 여건상 마음대로 돌아다닐 처지가 못 되는 나 같은 사람들은 복제품이나 미술서적, 혹은 연말에 나눠주는 달력에 인쇄된 것 등으로 대신해야 한다. 그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가격으로 보나 보관의 용이함으로 보나) 것이 바로 미술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접했던 작품에 대한 다른 이야기가 궁금한 미술 입문자들은 이 책, 두첸의 세계명화비밀탐사를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있는 유명한 미술작품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미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책 속엔 명화에 대한 거창한 비밀따윈 없다. 대신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작품에 관련된 여러 배경지식이 담겨있다.

저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서부터 잭슨 폴록의 가을의 전설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8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앞서 작품의 배경지식이라고 간단하게 말했지만 그 배경지식이라는 것이 그저 단순하고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가십거리의 수준은 넘어선 것이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품의 탄생에 영향을 준 다른 작품들과의 관계, 작업과정과 당시의 사회적 반향, 작품의 파손과 수리, 도난사건, 작품을 변형한 상품(병따개나 앞치마 등)들에 이르기까지 작품에 관련된 것을 다각도로 조명해서 -살짝 과장하자면- 한 편의 역사물을 읽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입문자 용 미술서적은 더더욱 작품의 원형이 잘 살아날 수 있는 선명한 도판이 중요한데 이 책은 도판의 크기가 시원스러운 편이고 그것에도 성이 안 찬 사람을 위해 따로 'A CLOSER LOOK' 코너를 마련, 좀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배려를 한 편집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명화에 대한 진부한 개인적 감상들에 싫증났다면 가볍게 읽어보길 권한다. 가볍게 읽는 것에 대한 대가치곤 제법 묵직한 지식을 선물로 받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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