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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한국학
J. 스콧 버거슨 지음, 주윤정.최세희 옮김 / 이끌리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좀 두꺼운 진이다. 문화건달다운 독특한 접근방식과 유머는 딱 ‘진’스럽다. 책의 전반부는 ‘이상한’ 한국에 대한 책의 이야기와 저자의 필담으로 흥미로웠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주한 외국인들의 단편적인 인터뷰나 글이 읽는 나를 맥빠지게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이없었던 건 홍대 클럽 씬의 리믹스 역사랍시고 지루하게 늘어놓는 한 테크노 전문 프로덕션의 운영자의 사업 성공담이었다. 형편없던 한국의 테크노 문화를 이만저만한 노력(대부분은 고매하신 세계의 유명 DJ들의 초청이었다)으로 이만큼 발전시켜 놓았다는 자화자찬의 연속이었는데, 한국에서 테크노 파티를 연다는 것 말곤 한국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태국이든, 싱가폴이든 나라 이름을 바꿔 놓아도 상관없을 재미없는 이야기였을 뿐인데.
제목처럼 발칙한 한국학의 이야기라기보단 좀 덜 한국적인, 비주류의, 주한 외국인의 한국 생활기 정도가 될 것 같다. 뭐 어떤가, 제목과 내용이 달라도 진일 뿐인데 그쯤은 관대히 봐줄 수도 있다. 스콧 버거슨처럼 유쾌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심각하지 않게 읽고 던진 후 이렇게 말하면 그 뿐이다. “Have fun!”
사족)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는 그의 책 첫 장을 넘기면 나오는 ‘1991년 버클리대 영문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했다’는 저자의 약력은 출판사의 상술치곤 우스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