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삶을 위로할 때 - 더 나은 인생을 위한 철학자의 말들
라메르트 캄파위스 지음, 강민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하는 것은 스스로를 가로막는 사고의 틀을 의식하는 방법이다.

_프롤로그 중


삶이란 무대위에서 눈을 뜬다.

내가 선택하든 하지 않았든 무대위 연극은 이미 시작되었다.


도대체 여긴 어디지?

나는 누구지?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은 누구지?

이들은 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으며, 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거지?

나는 무엇을 해야 하지?

나는 왜 여기에 있지?


이런 질문들은 삶의 위대한 주제를 건드리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는 이런 삶의 질문이 우리에게 끼어들 틈조차 없이 그저 하루 하루를 보내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철학'이라는 불빛으로 위대한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향하는 길을 비춰준다.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를 다양하게 조망한다. 물론 철학이 내놓는 답이 결코 쉽고 단순하지 않아서 나 역시도 책을 읽으며 종종 길을 헤매기도 했다. 


위로, 불안, 불만, 분노, 자아, 죽음, 우정, 믿음, 의심..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개념들을 '철학'으로 비추어 생각할 수 있었고 내가 가지고 있던 사고의 틀을 부수고 때로는 확장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나의 사고를 더욱 견고하게 해주었던 내용은 바로 '불만'에 관하여 이야기한 부분이다.


"인간의 욕망은 타인의 욕망이다"

_자크 라캉


욕구불만이라는 말이있다. 나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아 생기는 불만을 뜻한다. 욕구 또는 욕망과 불만은 이렇게 서로 닿아있다. 에피쿠로스는 "충분한 것을 너무 적다고 여기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충분하지 않다."는 잠언을 남겼는데, 충분한 것을 충분하다고 여길때 비로소 가장 높은 쾌락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한 손에 떡을 쥐고도 남은 손에도 떡을 쥐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나는 충분한 것을 너무 적다고 여기며 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적당히 배부르게 먹고 숟가락을 내려 놓으면 적당한 포만감이 기분을 좋게 하지만, 적당한 양을 먹었음에도 아직 모자라다고 여겨 좀 더 먹게 되면 결국 체하거나 탈이 나게 된다. 


또한 충분한 것을 충분하다고 여기지 못하는 사람은 삶을 즐기지 못하고 그 어떤 것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데 에피쿠로스는 이미 가진 것보다 부족한 것에 눈을 돌리는 태도를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한때는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보면서 나보다 먼저 앞서 나가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며 내가 너무 뒤쳐지고 부족하다고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던 적이 있다. 이미 내가 인연을 맺고 소통한는 사람들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마음과 시선은 타인을 향해 있었고 자연스럽게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생각이 집중되었다. 


부란 바닷물과 같다. 더 많이 마실수록 더 목마르다.

_인생론


하지만 남들만큼 많은 이웃수와 영향력을 가지고 싶다는 그 욕망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에피쿠로스 역시 '어떤 욕망도 그것 자체가 악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처음으로 욕망이 충족된 그 이후의 욕망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그 이후의 욕망은 절대 충족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욕망은 우리로 하여금 정말로 의미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욕망'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저절로 생겨나는 욕망을 막을 수는 없어도 의식함으로써 자신의 시간, 힘, 주의력을 쏟아도 아깝지 않은지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알아차림'의 힘이다. 


한 문장 문장을 읽는 것이 마치 저자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일방적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계속해서 나와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계속 대화를 하며 읽다보면 나의 생각이 좀 더 명확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 순간이 바로 내 삶이 철학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때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