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서울홈스테이 - 60대 영알못 엄마와 30대 회사원 딸의 좌충우돌 외국인 홈스테이 운영기
윤여름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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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거나 해외에 살다 보면, 한 번쯤 '게스트 하우스를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한참 해외에 나가지 않으면서 잊고 지냈던 생각이 이 책을 통해 다시 몽글몽글 피어났다. 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니까 미래에 홈스테이를 한다면 엄청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해외에서 여러 번 살았던 이유 중 하나는, 시야가 넓어지고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살아가는 순간에는 알 수 없지만, 한 발짝 물러나 멀리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를 깨닫기도 한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환경과 많은 일들이 있고, 그것을 경험하고 나면 내 안의 세상이 확장된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내가 해외에 가지 않아도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외국인 친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타국의 문화가 있다. 왜 지금까지 해외에 나가야지만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고도 생각이 너무 좁았던 것 같다.


책에는 홈스테이를 시작하며 겪었던 어려움이 적혀있고, 그것을 극복하고 만난 다양한 해외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진상의 이야기도 적혀있긴 하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 따뜻한 홈스테이의 날들이 이어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싸울 때는 서로 홈스테이를 다신 안 한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금세 풀어졌고, 문제가 있을 때는 딸과 의논했고 함께 해결해 왔습니다.' _p175

저자는 홈스테이를 시작하면서 어머니와의 입장 차이로 자주 다투게 된다. 해외 경험이 없는 어머니가 외국인 친구들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게 당연할 법한데, 아마 나도 그 상황에서는 엄마에게 무척이나 잔소리를 했을 것 같다. 그 순간들을 잘 극복하여 홈스테이의 규칙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가는 내용을 읽다 보니 나도 함께 고군분투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해외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종종 한국을 방문하며 연락을 하곤 한다. 내가 다시 해외에 나갔을 때에도 내가 있는 곳으로 와주겠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대학생 때에는 반가운 마음에 만나러 나가곤 했는데, 이제는 돌려 말하며 거절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언어의 장벽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며 저자의 어머니가 정말 대단하시고 용감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언어가 장벽이 되는 시대는 지났으니 언어에 있어서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시대의 발전으로 더 넓은 세상에 용감하게 뛰어들 수 있게 되었다.


언어나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다양한 시선과 에피소드들을 재밌게 웃으며 읽어나가다 보니 어느새 책을 거의 다 읽어버려서 깜짝 놀랐다. 


타국에서의 따뜻한 마음은 더욱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아마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와 정성스러운 식사가 외국인 게스트들에게 잘 전달되어 멀리에서 선물도 보내오고 하는 게 아닐까? 내가 해외살이를 할 때에 나에게 따뜻한 마음을 건네주던 이들의 얼굴이 하나 둘 떠오른다.


홈스테이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 책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마지막 챕터는 홈스테이를 하기 위한 준비사항들이 자세하게 적혀있다. 이 책을 통해 서울시에서 홈스테이를 지원해 준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홍보 방법이나 안내 메일 작성법까지 정말 도움 될만한 정보가 적혀있으니 꼭 참고해 보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책의 맨 뒷부분에 있는 '게스트가 담은 서울'의 사진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니 새삼 서울이 참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안에 살고 있는 내가 조금 더 자랑스럽기도 하고, 이 도시를 조금 더 예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여러모로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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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푸른향기 서포터즈로서 책을 지원받아,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


전업주부 엄마가 아닌 서울홈스테이 대표 최순례로서의 새로운 엄마를 발견했다. - P9

서울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지구 반대편에서 누군가는 미친 듯이 열망하는 이 아름다운 도시, 서울에서 그대는 살고 있다. - P9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나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평범함 대한민국 전업주부로만 평생 살아온 엄마에겐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 P27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서 왔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는 어울린다. 사랑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를 하나로 묶게 한다.‘ - P66

서울홈스테이는 나와 엄마에게 편견과 선입견이라는 문을 매일 조금씩 걷어주고 열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기를 알려준다. - P99

"한국을 꼭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긴 역사, 좋은 문화, 언어가 있으니까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 - P172

친구들과의 만남에서는 자식 이야기만 했는데, 이젠 내 이야기와 홈스테이, 게스트 이야기가 주된 화제랍니다. 60이 넘어 ‘엄마‘가 아닌 ‘서울홈스테이 대표‘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 P177

저는 홈스테이를 운영하면서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음 게스트는 어떤 친구일까요? 오늘도 설렙니다. - P177

진정한 탐험은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여행하는 것이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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