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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평점 :
심윤경 작가,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서민 교수의 추천이었다. "굉장히 재미있는 책이며,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딱 이다" 라는 추천 문구를 보며 궁금했다. 마침 가볍게 읽을 만하고 즐거운 책을 찾던 중이었기에 이 책이 좋겠다 싶어 도서관에 달려가 책을 펼쳤다. 가볍게 웃고 보려 했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철없는 여주인공에게 화가 나다가도 당신이 무슨 죄야 그렇게 키운 부모의 잘 못이지, 그래도 김혜나! 당신 정말 철없다. 를 반복하며 책을 읽었다. 책을 천천히 읽는 나도 이 책만큼은 빠르게 읽혔다. 아마도 찰진 대사들이 한몫한 셈이다.
찰진 대사도, 빠르게 읽힌 것도 다 좋은데 자신의 사랑이 훈장인 줄 착각하는 그녀가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2남 1녀 중 막내딸로 아버지의 편애를 받고 자랐다. 그녀의 생일이면 아버지는 휴가를 내고 한복차림에 종일 춤을 추고, 한도 없는 용돈(카드)을 그녀에게만 제공해준다. 결혼한 후에도 말이다. 그녀에게 아버지는 그랬다. 무한한 사랑을 주었다. 그런 아버지가 칠순에 자식뻘 되는 여자와 눈이 맞아 엄마와 이혼하고 자신을 버리고 갔다고 말하는 그녀지만 아버지 카드만큼은 놓지 않고 서른아홉이 될 때까지 돈 한번 벌어 본 적 없고 돈 쓸 줄만 아는 그녀다. 만기가 다된 카드는 이제 더는 사용할 수 없고, 지방으로 발령 난 남편을 따라 내려가지 않으려고 취직됐다고 거짓말하는 그녀, 지방에 내려가지 않으려면 일을 해야 했고 작은 오빠 빽으로 유명산부인과에서 생에 처음으로 일해본 그녀다. 이유야 어찌 됐건 철 좀 드나 했더니 이 여자 병원장을 사랑한단다.
"인생을 걸고 몸을 내던진 진짜 사랑은 그 자체로 훈장처럼 느껴질 때가 있거든"
진짜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이 한 남자의 아내라는 것을 잊고 있는듯하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인지 자기 마음 가는 대로 생활하는 그녀가 난 많이 불편했다. 가족들조차도 잘 못된 행동이라고 말해주는 이가 없고 딸의 사랑을 응원한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혜나! 지금 당신이 하는 사랑은 훈장이 아닌 부끄러워해야 할 사랑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등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여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