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드혼 농장 이야기
핀드혼 공동체 지음, 조하선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각종 식물의 정령들과 대화하는 핀드혼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러나 내가 들었던 생각은.. 결국 핀드혼 사람들도 물질과 정신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서구 사람들의 사고방식 안에 있다는 것이다.

꽃은 물질 그 자체로 있고, 영혼이 있는 사람과 그 꽃의 영혼과 대화하는 방식이 계속 거슬렸다. 꽃의 정령도 꽃을 하나의 대상으로 놓고 인간과 대화한다. 그래서 핀드혼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지향하는 방향이 비록 바람직하다 할지라도 결국 서구의 근대적 사고방식의 한계 안에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데 반해서, 이 책은 다소 임기응변식의 해법이라고 보여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핀드혼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도심 한복판의 고층 건물에서 컴퓨터를 치고 있는데 반해서, 그 사람들은 어쨌든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실천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이다. 인간의 생명 뿐만이 아니라 식물의 생명 안에서도 신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면 아마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핀드혼 공동체의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