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연인들
정영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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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마주친 이에게 연인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어떤 상상을 그려넣는 것, 그 빈약한 상상마저 매번 어긋나는 고통을 지켜보는 것, 그것이 인간의 불가해한 운명이란 걸까. <내일의 연인들>을 덮고 나서 문득 떠올렸던 얼굴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가만 울고 있었다. 지난 한 시절 결코 사랑할 수 없었던 내 모습을 꼭 붙든 채 현재의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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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Adagio 민음의 시 121
박상순 지음 / 민음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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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에 ‘너‘는 걸어들어온다. 비가 내리고 별이 떨어지고 눈물이 돌이 되고. ’나‘의 세계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위험을 느낀 ‘나’는 ‘너’를 버리려고 애쓰지만 이를 어쩌나, 이미 ‘너’는 ‘나’의 세계가 되어버렸으니 이를 어쩌나. 그러니까 불러본다. Love 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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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은 나무 7은 돌고래 민음의 시 55
박상순 지음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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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황폐한 풍경을 그려낸 시들. 어린 시절 겪어낸 시대의 강요 그로 인한 수치와 슬픔을 어른이 되어가며 극복하는 일 또한 삶의 큰 숙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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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가들
정영수 지음 / 창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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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듯이 노래하는 게 좋다는 어느 유명 프로듀서의 말이 떠올랐다. 정말 맞는 말이다. 일상을 살아내듯 혹은 버텨내듯 덤덤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 소설들 덕분에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 무겁게 질문하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만 같은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언젠가 고독하게 사라질 것이라는 진실만 잊지 않는다면 행복을 따로 찾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저 그때그때 좋아지는 것들을 그때그때 잘 하면서 살아간다면 삶이 별거 아니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마치 보이지 않는 지평선처럼, 그렇게 아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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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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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풀이란 게 이런 걸까? 읽는 동안 마음에 답답하게 맺혀 있던 어떤 감정이 조금씩 풀려나는 기분을 느꼈다. 잔인한 기억, 특히 유년의 기억은 봄처럼 문득 왔다가 간다. 봄은 늘 거짓말을 한다. 모든 게 다행이라고. 나는 그 달콤한 거짓말에 늘 속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게 맞는지 자꾸만 물었다. 사실은 안 괜찮지만 그럼에도 아파도 괜찮다고, 어쩔 수 없었다고, 책장을 넘기며 거듭 다독일 수밖에 없었다. 경계를 통과해 한 세계를 건넌다는 건 그런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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