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트넛 스트리트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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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번 째 생일을 맞은 돌리.

돌리의 어머니는 늘 주변 사람들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는 자애로운 사람이에요. 돌리는 친구도 별로 없고 늘 어딘가 한구석에 외로움과 불만스러움을 품고 사는 소녀에요. 그런 돌리는 늘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엄마와 자신을 비교합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엄마에게 불만을 품거나 미워하지 않아요.

 

다만 자신의 주변 친구들이 돌리 자신이 좋아서가 아닌 엄마를 좋아하고 따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곁에 친구로 머무는게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어요. 엄마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엔 그 사랑을 고스란히 받아들이지 않고 세상과 엄마, 아빠, 친구들을 가끔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엄마가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고, 그들이 좋아할만한 듣기 좋은 칭찬을 말할 때마다 엄마의 선의의 행동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엄마는 자신의 그런 행동에 만족스러워하는지 의문을 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열여섯번 째 생일 파티가 열린 호텔의 어느 한 사무실에서 호텔 지배인과 자신의 엄마의 불륜을 연상케하는 묘한 분위기의 현장을 목격합니다. 하지만 엄마에게 굳이 사실 여부를 묻진 않아요. 다만 다음의 글귀처럼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얻게 되요.

 

돌리는 분수로 걸어가면서 어머니의 팔짱을 꼈고, 자신이 열여섯번째 생일을 결코 잊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깜짝 놀랐다.

그날은 언제나 그 자리에, 돌리가 성장한 하루로 남을 것이다.

길은 여러 가지라는 사실, 어머니의 방식은 그저 하나의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날로, 반드시 옳은 길일 필요는 없다. 틀린 길도 결코 아니다. 그저 앞에 놓인 많은 길 중 하나일 뿐인 것이다.

P 18

 

인생을 다 알 것 같지만 자신이 만든 테두리 안에서 끊임없이 주변과 자신, 그리고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통찰하는 시기인 열여섯. 그리고 그 시기에 엄마와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소녀 둘리. 소소한 일상, 평범한 듯 보이지만 서로 다른 시선으로 타인과 나의 삶을 들여다보며 인생을 알아가는 소녀에 관한 이야기. 어릴적 제 모습이 언뜻 떠올라 더욱 몰입해서 읽었어요. 평범한 일상이 그리울 때, 열여섯 꿈과 사랑, 인생에 대한 철학적 사고와 시선이 풍부했던 그 때의 나로 돌아가고 싶을 때 읽어보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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