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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위 꿀단지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10
양정숙 지음, 이소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3월
평점 :

옛 이야기는 어린시절의 추억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언제고 읽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람냄새나는 감동과 더불어 교훈을 얻곤 한다.
<감나무 위 꿀단지>에는 5편의 이야기가 있고, 그 속에는 삶은 비록 녹록지 않지만 우리네의 정이 어려있고 거기에 살포시 더해지는 감동이 있다.
양정숙 작가는 자꾸 발전하는 세상에 먹을거리도 풍요로워지는데 서로 정을 나눌 사람은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껴 가족 간에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재미있는 옛 이야기들을 책속에 풀어나간다.
이 책은 <감나무 위 꿀단지>, <잃어버린 사진 값>, <백 번째 시루떡>, <내 더위>, <택배로 온 힘찬이> 등 총 5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고 이 중 아이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인 <감나무 위 꿀단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봉석이는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산다.
봉석이네 집에는 없어서는 안 될 상비약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꿀'이다.
일명 만병통치약으로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약이라 아버지와 어머니는 늘 꿀을 감나무 위에 올려놓는다.
어린 봉석이는 꿀이 너무 달콤해서 한번씩 훔쳐먹다 어머니께 야단맞곤 했다.
봉석네 식구들은 꿀 외에도 귀중한 물건들은 감나무 위에 숨겨놓는다.
그 당시 빨치산(이 책에선 밤손님으로 부른다)이 밤마다 마을에 쳐들어와서 사람들의 물건부터 음식 등 온갖 것들을 다 훔쳐갔다. 심지어 지리에 밝은 마을 사람까지도 끌고 갔다. 봉석이 아버지의 동생, 즉 삼촌도 의용군이란 명목으로 밤손님에게 끌려간 아픔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밤손님들이 봉석이네 집에도 찾아오고 그 중 기침이 심한 밤손님에게 봉석이 어머니는 귀한 '꿀'을 손에 들려 보낸다. 이 일로 아버지는 심하게 화를 내지만 나중엔 이것이 전화위복이 되어 꿀보다 더 귀한 것을 얻게 된다.
작가는 어린 시절 겪었던 일화를 바탕으로 6.25 전쟁 이후로 분단국가에서 가족끼리 헤어져 살아야 하는 우리 민족의 애환을 표현하고 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역사를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설명해주면 좋을 듯 싶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도 나눌 줄 아는 미덕이 잘 그려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