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수업 -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김헌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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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 펼쳐든 순간부터 등장하는 단어 '질문'.

'질문하는 삶을 살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정말 궁금한 것이 있을 때는 질문을 하는 편이지만 그 외에는 하라는대로, 알려준대로 그저 듣고 응하는 편이다. 사실 어쩔 땐 몰라도 그냥 귀찮아서, 더 알 필요가 없다 느껴서 질문하지 않고 대충 넘어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천년의 수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나 그동안 참 수동적으로 살았구나, 이건 내 인생에 대한 기만이자, 무책임, 무의미함이었구나'라고.

불필요하다고 여겼던 '질문'에 대한 안일한 생각이 결국 나를 주체성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 온 것이다.

그러자 의문이 든다.

 

 

질문을 한다는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질문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질문해야 할 것인가?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살아가는가?

 

 

우리가 인문학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그것을 탐구하려는 이유가 어찌 보면 보다 인간적으로, 인간답게 살고 싶은 열망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답을 도출해내는 힘. 그것을 키우기 위해 인문학 강의를 듣고,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려면 질문다운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다운 질문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가는게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인가?

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끊임없는 질문들이 생기기 시작한건 바로 이 책 <천년의 수업>을 읽기 시작하면서다.

 

 

저자 김헌은 이 책에 존재와 죽음, 자존과 행복, 타인과의 관계 등 아홉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삶에서 중요하다고 할 만한 질문들을 실었다. 이는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생생하게 담은 서양 고전이 수천 년간 우리에게 던져온 화두라 말한다. 이 책에서는 문명의 근원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아홉가지의 주제와 접목시켜 우리의 삶의 궁극적인 목적과 자아성찰을 통한 존재의 이유에 대해 우리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내가 누구인지 묻는 행위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내가 원하는 사라밍 되어 내가 바라는 삶을 사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질문인 거예요. 또한 이런 질문들은 그 영역이 점점 확장되기 마련입니다. (중략) 나에 대한 성찰은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것인가, 라는 문제와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의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P52)

 

 

고전은 우리에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것이 이 책을 꼭 읽어봐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신들의 일화와 우리가 살면서 직면하는 문제들을 접목시켜 생각해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답을 찾아가는 연습을 해야한다. 이것이 우리가 인문학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살면서 더욱 폭넓은 시야와 안목을 확보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힘, 나와 남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연결고리, 그것이 바로 '질문'이다.

 

 

이 책은 인문학에 관심있고 그리스로마 신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읽어도 좋지만,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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