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고양이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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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얼굴에 땡글한 두 눈, 작은 세모코와 쫑긋세운 두 귀.

묘한 호기심이 어린 얼굴로 쳐다본다. 그 옆에 작고 노란 들꽃송이.

 

얼핏 보면 영화 '장화신은 고양이' 얼굴이 살짝 보인다.

앙다문 입술이 너무 앙증맞아 묘하게 쓰다듬고 싶어진다.

예전엔 강아지를 좋아했었는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고양이의 시크함과 애교스러움이 좋다.

 

제목이 <이름 없는 고양이>인걸 보니 길고양이, 길냥이인가 보다.

이름이 있다는건 곁에 누군가 있었다는 증거인데 이 고양이는 혼자에 이름도 없다.

하지만 동네 고양이들은 모두 이름이 있다. 다들 하나같이 사랑받고 이쁨받는 태가 얼굴에 묻어난다.

자신의 이름을 갖고 싶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찾아보지만 마음에 드는 이름이 없다.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건 그저 호칭일지라도 이면엔 애정이 깃들어 있음이라.

하나의 개체로서 존중받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한 장씩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더 이상 <이름 없는 고양이>로 살아가지 않게.

그러기엔 너는 너무 작고 앙증맞아서 눈을 감고 있어도 눈에 선하다구!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고양이들을 떠올려본다.

너무 토실토실한 고양이도 있고,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마른 고양이도 있고.

그 고양이들도 이 책의 <이름 없는 고양이>처럼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라겠지!

 

다음에 만난다면 이름이라도 지어주고 싶다.

비록 함께 할 순 없지만 이렇게 가끔씩 지나가면서 안부를 묻고 싶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는걸 알려주기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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