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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ys of Curating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큐레이터 되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지음, 양지윤 옮김 / 아트북프레스 / 2020년 2월
평점 :
어릴적 직업에 대해 한창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다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고 그 시절엔 무척 생소하고 뭔가 멋짐이 뿜뿜 느껴져서 머나먼 산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큐레이터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재정 확보, 유물 관리, 자료 전시, 홍보 활동 등을 하는 이를 일컫는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의 '큐레이터'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동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큐레이팅'은 도시, 사람 그리고 세계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여는 지도를 제작하는 것이다.
큐레이팅의 기본은 독립된 각각의 요소들을 연결하고, 서로 만날 수 있도록 네트워킹하는 것이다. 큐레이팅은 문화의 교류를 시도하는 것이다. (P9)
내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사실 큐레이터 하면 떠오르는게 바로 '미술관, 박물관' 등이지만 큐레이팅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가 위의 문장이라면 독서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작품을 안내하고 작품의 가치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게 독서 분야의 '큐레이터'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사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전공하고 어떤 과정을 이수해야하는지 잘 모르지만 왠지 이 책을 읽으면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알아보게 되었다.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는 <세계 미술계 파워 인물 100인>에서 큐레이터로서 처음으로 1위에 선정된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로, 열여섯 살의 어린 나이에 페터 피슐리와 다비드 바이스의 전시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후 이들에게 소개받은 많은 예술가들과 만나고 대화하며 큐레이터로서 성장했다고 한다. 그는 국가주의에 머물던 미술관의 컬렉션을 개혁하고, 관객 친화적인 전시 디자인을 새롭게 만들어 내며, 예술가들의 작업을 재해석했던 선구자들을 소개한다. 자신의 작은 부엌에서 만든 첫 전시에서부터 전시 공간과 전시 방식에서 기존의 전시 문법을 해체하고자 했다.
이 부분에서 나는 그가 여타 다른 큐레이터들과 다르게 독창적이고 실험정신이 강한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남들이 안된다고 말할 수도 있고 그런 아이디어는 전문적이지 못하다고 할 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개의치 않고 이런 모험들을 시도했고 성공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그 스스로가 제도가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