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 세대 - 그러니까, 우리
이묵돌 지음 / 생각정거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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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90년대생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oo세대, ☆☆세대로 분류하길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90년대생에 관심을 보이는걸까?

이전 기성세대와 다른 그들만의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걸까?

 

이 책은 94년생 이묵돌의 시선에서 요즘 사회의 이슈들을 재조명하고

그의 의견을 가감없이 쏟아내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들을 던지고 있다.

 

책 제목이 '갈라파고스 세대'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갈라파고스'에 대해 알아보자.

'갈라파고스'는 중남미 에콰도르 영해에 위치한 군도로

열아홉 개의 섬들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섬들이 대륙과 격리된 환경적 특성을 가졌고,

그 덕분에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고유종이 많았다고 한다.

 

'갈라파고스 세대'란

'모두가 다른 성질을 갖고 있다면,

다르다는 것 자체가 그 세대를 정의하는 특징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발상에서 나왔다.

 

이처럼 이들은 '갈라파고스 세대'라고 명명된 만큼

다각적인 관점과 이해가 필요한 세대라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러한 관점과 이해는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치 90년대생들이 기성세대를 바라볼 때

이들이 '갈라파고스 세대'로 여겨질 수도 있지 않을까?

 

세상은 너무도 급변화를 이루며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다.

공중전화와 편지로 소통을 대신하던 시절에서

이제는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것이 통하는 세상이다.

약속을 잡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대신

어쩌면 카카오톡이나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으로 소통하는 것을 더욱 선호하는 세상이기도 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 살아온 이들의 커뮤케이션은

과연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눈을 맞추고 목소리를 경청하며 대화를 나누던게 익숙했던 세대와

문자 및 이모티콘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세대.

여기에서 오는 소통의 괴리감은

사회 생활에 있어서도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이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비대면 소통에 익숙한 이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90년대생을 알아가려는 책들이 '실용서'라는 범주에 묶여 쏟아져 나오는 것일지도...

 

90년대에 태어나 사회에 진입하기 시작한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불행하다.

부모님 세대와 다르게 이들의 불행은 불편과 결핍이 아닌 지나친 편의와 과잉으로부터 온다.

 

요즘 세대에겐 늘 뒤 따르는 말이 있다.

"공부를 아무리 잘하면 뭐 하나? 인간이 먼저 되어야지!"

하지만 뼛속깊이 돌아오는 관심은 무엇인가? 바로 '성적표'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하는가? 아님 공부를 먼저 잘해야 하는가?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에겐 '사람이란 무엇인가' 나아가 '인간 취급을 받으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는가'라는 난제에 사로잡혀 있다.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자신의 기준과 맞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틀린 존재', '잘못된 존재'로 만들어가면서까지 자아를 보존하려 든다.

 

저자는 말한다.

어쩌면 이 세대는 공부하는 기계가 되길 바라서,

지금에 와선 매일을 이분법에 의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게 돼버린 건지도 모르겠다고.

 

한남충과 김치녀, 일베충과 꼴페미

틀딱과 급식, 유모차부대와 태극기집회

상사의 꼰대질과 신입사원의 여우짓,

아이폰 유저와 갤럭시 유저,

쪽바리와 짱깨, 핵인싸와 아싸,

수시충, 정시충, 맘충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응원댓글과 악성댓글까지..

 

이러한 갈등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어떻게 결론짓는 것일까?

인간을 벌레 취급하며 oo충이라 일컫는건 대체 누구로부터 나온 발상이란 말인가?

누군가 잘 알지도 못하는 것에 혐오를 갖게 되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혐오를 혐오하는 세력도 생기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비판을 위한 비판, 혐오를 위한 혐오만이 연속되는 현상이 현저히 드러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 구조, 부작용 등은

결국 90년대생의 젊은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규직, 비정규직, 젠더갈등 등 여러 사회적 양상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미디어와 통신의 발달로 수면위에 떠오를 때

마침 온라인의 주를 이뤘던 90년대생들이 재수없게 주동자로 오인된 것일지도..

이제는 세대를 막론하고 누구나 온라인 세상에 익숙해져버렸지만 말이다.

 

서로에게 섬이 되고 나서야 우리 사이에 놓인 바다가 너무도 넓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대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딱히 묘수가 없다.

그러기엔 사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나가야할 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같은 세대안에 태어났다고 해도 각각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oo세대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어쩌면 이렇게라도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아직은 우리안에 불통 보다는 소통을 추구하고픈 상생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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