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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보고서 ㅣ 미래의 고전 30
박완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2월
평점 :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의 걱정거리가 있다. 학교가는것이 너무나 즐거우나 어떤 한 아이 때문에 가기가 싫다는 것이다. 우리 아들은 매우 모범적인 학생이다. 선생님들과 엄마들이 좋아하는 공부잘하는 스타일 장난도 치지 않고 얌전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성적도 잘나오는 스타일, 그러나,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너무나 모범적이어서 융통성이 약간(?) 떨어진다는 정도, 장난치고 험악한 말하는 아이들을 이해못한다는 정도이다. 1학년때 아이들이 장난치다가 눈을 맞아 안과에도 가보고, 본인은 별뜻 없이 이야기했을지 몰라도 우리 아이는 너무나 충격적인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 힘들어 하였다. 그 이상한(?) 아이가 같은 반이 안되길 매해 기도하다가 또다시 5학년에 같은 반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아이는 계속 장난치고 이상한 말을 하곤 하였다. 그럴때마다 아이를 다독이며 그냥 넘어가라고 하였다. 그런데, 얼마전 사물함에서 체육복이 빠지지 않아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를 보며 본인의 체육복을 빌려주고는 바로 돌려주었는데, 그 다음날 빨아오라 하였다면서 그 체육복을 집으로 가져왔다. 체육복을 빨아오게 할 마음으로 빌려주었다는것이 너무 화가나 그 아이 엄마에게 전화를 하였다. 매우 화가 난 상태였기 때문에 좀 격앙된 목소리로 따졌다. 그런데, 그 아이 엄마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따지냐는 식의 말이었다. 그 아이와 통화를 하고 싶었는데 왜 따지냐면서 본인에게 이야기 하라는 것이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전날 체육복을 우리 아이에게 빨아오라고 준것으로 알고 있었다. 아이가 거짓말을 한것이었다. 엄마에게는 우리 아이에게 빨아 오라했다고 하고, 우리아이에게는 이미 돌려받고 사물함에 넣어있는 상태였다.
내가 화가 난 것은 이번 문제만이 아니었다. 평소에 그아이는 괜히 가만히 있는 우리 아이의 발을 걸어 넘어 뜨리고, 학교 청소나 동아리 같은 것들이 있으면 같이 하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 옆에 붙어 꼭 따라 다니고, 험한 말들을 하였다. "니 에미가 그렇게 가르쳤냐?" 이런식의 말을 들었었다.
내참 어의가 없었다. 본인이 어디서 그 말을 듣고 자랐는지 멀쩡한 우리 아이에게 이상한 말을 해대는 그 아이가 싫었다. 그 아이의 엄마에게도 말을 할까 말까 하다가 선생님에게도 자주 혼나고 다른 아이들도 싫어하는것 같아서 그냥 참고 넘어갔었다.
내눈에 그아이는 "문제아"였다. 그런 같은반 아이가 있어서 "문제아 보고서"책을 보게 되었다.
모범생으로 보이는 한 아이와 문제아로 보이는 아이들의 공동으로 써 내는 "문제아 보고서"에 관한 내용이었다. "친구"라 함은 친한 사이를 말하는 것일텐데 난 이 책을 읽고도 우리 아들을 괴롭히는 같은반 아이를 "친구"라 칭하고 싶지 않았다. 그냥 같은반 친구일 뿐 가까이 있게 하고 싶지도 않고 아예 투명인간 취급하라고 할 정도로 많이 싫었다. 아직은 이 책을 아들에게 읽히지 않았다.
오늘도 학교에서 스키캠프를 갔는데 그 아이와 같은 방에서 잔다고 한다. 씻는 화장실에서도 불을 끄고 다니는건 예사이고 쓸떼없는 장난을 치는 그 아이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싫어하고 선생님조차
장난칠 경우에는 선생님 방에서 단독으로 재우겠다고 하였다고 한다. 모든 아이들이 싫어하고 선생님도 야단치면 그 아이 엄마는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문제아 보고서" 은 선생님이 매우 객관적이시고, 학교도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좀 잘 안이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너와 나가 다름을 인정하기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 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