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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함께 온 코딩 - 컴퓨팅 사고력을 키워 주는 ㅣ 놀이와 함께 온 코딩 1
꿀잼코딩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20여 년 전, IT 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하던 때 이런 경시대회가 있었다. 제시된 문제를 과학적이고 창의적으로 풀어내고, 그 결과물을 홈페이지로 만들어라-하는. 3명이 한 팀으로 움직였는데, 운 좋게 지역 예선에 통과해 서울에서 본선을 치렀더랬다. 오전 일찍 시작해 저녁이 다 되어서야 끝났던 그날은 아마도 해양생태에 대한 문제를 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 자료를 서칭하고 논리적으로 배열하는 능력, 자료를 보기 좋게 만드는 디자인과 홈페이지 제작기술까지. 꽤 여러 가지 능력들이 요구되었던, 하지만 참가하는 우리로서는 아주 재미있었던 경시대회였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날이 새삼스럽게 떠오른 것은 이 책 <놀이와 함께 온 코딩>을 읽으면서였다. 그때의 html은 코딩, 혹은 C언어가 되어 부모가 된 우리를 자극한다. 왜 코딩이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지 생각해보기도 전에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코딩이 편성된다고 한다. 게다가 대학별 SW 특기자 전형까지 신설된다고 하니, 이쯤 되면 코딩이 무엇이건 간에 우리 아이는 코딩을 꼭 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코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학원에, 또 학교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대비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코딩을 왜 배워야 할까? 코딩이 왜 중요하다는 걸까?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코딩은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20세기 후반 3차 산업혁명으로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지식 정보 혁명이 일어났었다면, 이제 초 지능과 초 연결을 바탕으로 지능정보기술과 기존 산업 및 신기술이 융합된 제2차 정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덩치가 어마어마한 그것은 너무 멀리 있어서, 혹은 너무 가까이 있어서 무엇인지 잘 짐작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은연중에 두려워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 현재의 직업 80%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그 불안에 불을 지핀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돌아보건대, 우리 모두에게 코딩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코딩으로 화려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프로그래밍하는 건 몇몇만 해도 괜찮다. 그렇다면 왜 코딩이 갑자기 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편입되는 것일까? 우리는 그것을 이 책 <놀이와 함께 온 코딩>을 통해서 엿볼 수 있다. 코딩은 논리적인 사고력, 창의력, 문제해결력을 요한다. 예컨대 딸기잼을 바른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해보자. 식빵에 잼을 발라 만드는 아주 간단한 샌드위치지만 정확한 명령을 해야 한다고 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봉투에 든 식빵을 '2장'꺼내고, '잼 뚜껑'을 열어 '잼 나이프'로 잼을 '한 숟가락' 뜬 다음 식빵 '한쪽'에 고루 바르고 나서 나머지 한 장으로 덮는다. 아주 간단한 요리지만 순서를 바꾸거나 빠트리면 샌드위치가 되지 않는다. 코딩은 꼭 컴퓨터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책에 제시된 8가지 놀이는 코딩이 무엇인지 느껴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중간중간 아이가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문제도 있고, 놀이를 직접 해볼 수 있도록 필요한 카드와 주사위, 배경 판도 실었다. 코딩을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이상이라면 가족과 함께 충분히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