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그림 - 혀끝으로 읽는 미술 이야기
미야시타 기쿠로 지음, 이연식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배가 고팠던 것 같다, 이 책을 골랐을 때.  ^^;  

그러고 보니 동양미술에는 식탁이 없다, 식탁을 서양미술사와 연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성찰이지만 지금껏 무지했던 것 같다. 또 그러고 보니 그 많은 서양미술에도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은 (별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표지는 저자의 집필 의도와 동기에 가장 극명하게 닿아 있는 것 같다.)

암튼 이 책 자채가 흥미로운 상차림이다. 금욕적인 그리스도의 종교화가 사람들의 욕구와 자연스러운 선택을 거쳐 풍성한 식탁이 되어가는 과정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내 마음을 끈다. 그림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서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따라 읽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설명이 쏙쏙 마음에 담긴다.  

평소 관심 있었던 네덜란드의 그림이 풍성한 식탁에 일조한 사실이 기뻤다. (내 취향과 다시 한 번 어울려서.) 미술이라는 이미지가 특정 역사/주제 안에서 더욱 강렬해진다는 건 미술 서적을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인 이유다. 일본 화가가 그린 <시량>이 <최후의 만찬>에 대한 적확한 이해 없이 그려졌을 때 작은 비소를 동반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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