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란 굉장히 예쁜 책을 만났다.

그냥 제목이 참 예쁘구나 하면서 읽기 시작했고,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고 저자와 소설이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다.

"우리, 작별하는 법을 배우러 여기 온 거에요, 할아버지?"

이 책은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그 손자가 헤어짐을 배워가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몰랐다.

그냥 예쁜 그림과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의 책이여서 초반 읽을때에는 휘리릭 읽히는구나,

금방 읽겠네라는 생각만 했는데 다 읽고 난 지금 먹먹하니 마음이 울컥한다.

왜 이런 생각이 들까 싶기도 하고, 소설이라서 쉽게 봤는데 내면에 깔린 깊이감이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

"노아노아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약속해주겠니?"

기억을 읽어가는 노인이 말한다.
점점 광장이 작아지고 있다고, 손자 노아노아의 손은 오랫동안 잡고 싶다고,

서먹했던 아들과 다시금 정겨워지고 싶다란 이야기를 굉장히 예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쉽게 말해 치매인데, 저자는 소설을 시작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이 책은 기억과 놓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남자와 그의 손자, 한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 주고받는 연서이자 느린 작별 인사다"라고 이야기한다.

내용이 치매라는 것을 알고, 그렇지 이별이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이별이 너무나 예쁘면서도 소중하게 표현되고 있어서 새삼 반성을 했다. 대

한민국에서는 치매라하면 절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병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렇게 예쁘게 표현을 하다니 괜시리 작가가 원망스럽다.

사실 나 또한 관련해서 쉽게 말하지 못한 고민들이 있는지라 소설속 할아버지과 손자와 아들을 부러워하면서 읽었다.

​
치매에 대해 이렇게 소설로 쓸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 정말이지 엄청 얇은 분량인데 (단편소설정도?) 그 여운은 꽤 길다.

아마도 예쁜 일러스트가 함께여서 그 느낌이 더 길게 가는 것 같다.

"완벽하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면
나를 떠나서 돌아보지 않겠다고.
네 인생을 살겠다고 말이다.
아직 남아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거든."

읽는 내내 쓰고 싶었던 말이 꽤 많았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멍한 상태이다.
쉽게 생각하고 읽었는데 그 여운이 꽤 긴 건같다.
다만 이 책을 접함에 꼭 이야기하고 싶은 건 "이 소설 진짜 재미있어, 한번 읽어봐"에 적합하냐라고

하면 선뜻 읽어보라고 이야기는 못하겠다.

하지만 뭔가 가슴 따스해지는 소설을 찾는 분들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은 책임에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