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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후기 시집 ㅣ 문예 세계 시 선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나에게 시란 아주 어렸을 적 아빠가 사다주셨던 시집 시디로 거슬러 올라간다.
멋진 목소리의 성우가 클래식 음악을 바탕에 깔고 진지하게 읽어주던 시디세트. 케이스안에 10개정도 들어가 있던걸로 기억이 나고, 서정주의 시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왜 아빠가 이런걸 사다줬나 싶었는데 지금은 찾아도 찾을수가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시에 대해서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고 가끔 선물로 시집을 받은 적이 있지만 학교에서 배운 시 외에는 제대로 읽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이 시가 너무 좋다고 하면 사실 이해가 잘 안되었다.
그렇게 시는 나에겐 있으나 마나 꼭 읽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던 분야였다. 그러던 중 얼마전 신경림 시낭송 콘서트에 가게 되었다. 사실 그때도 시가 좋다기 뭐다는 좋은 문화공연을 보러 간다는 마음이었다. 그곳에 도종완시인의 시를 직접 듣게 되었다. 음악도 좋았지만 멋진 저음의 목소리로 그분의 시를 듣고있으니 아 감동이란게 이런거구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묘하게 울렁거렸다.
도종환 의원님이 너무 낭독을 잘하셔서 그런가 나랑 같이 갔던 분도 당장 시집을 사야한다며... 암튼 어쩌다보니 시가 이런거구나를 새롭게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던 중 시집을 사야지 싶었는데 어떤 시집을 읽어야하던 차에 고전시부터 시작하자란 마음으로 읽은 책이 바로 <릴케 후기 시집> 이다.

모든 시인 중의 시인, 릴케
문구만으로도 괜시리 마음이 두근두근한다.
일부러 늦은밤에 조금씩 조금씩 커피와 음악을 틀어놓고 읽었다.
책 중간 중간에 명화까지 들어가있어서 그런가 마음이 더 편안해진다.
시를 좋아하면 나이가 든거라는데. 정녕 그런건가 싶으면서도 괜시리 뿌듯한 마음이다.
아마도 릴케의 시도 좋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명화들(서정적인 후기 인상파 그림들)이여서 더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암튼 이 책이 구성도 좋고 시를 시작함에 유명한 시인들의 시부터 시작하자란 생각을 하고 인터넷 서점을 찾아보니 다른 책들도 눈에 들어온다.
헤르만 헤세 시집이란 시집도 눈에 들어오는구나.
이 출판사에서 만든 세계시집세트라는데
으. 너무 갖고 싶다.
얼마전까지 시에 젠병이었는데 늦은 밤 한편씩 읽고 마음을 다독이고 마음에 시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아직 시는 전자책이나 핸드폰보다는 직접 종이책으로 읽는게 참 좋은 거 같다. ㅎㅎㅎ
요근래 나온 시집중 제목만 보면 이게 뭐지? 같은 좀 이상한 말장난 같은 시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한 시집도 물론 가볍에 읽기에 좋지만 아날로그적인 말이 주는 따스함을 느끼고 싶다거나 뭉클한 마음을 다독이고 싶을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릴케 후기 시집을 조곤조곤 읽고 다음에는 헤르만 헤세의 시를 만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