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할 사이 서른셋
하유지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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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같은 제목이 무슨 내용인지 아무것도 모른채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서른 세상의 영오와 열일곱살 미지. 둘은 묘한 관계다.
저렇게 얽힐 수 있구나싶은 생각이 들정도로..암튼 영오는 서른 살.

교재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국어를 담당하고 있다. 가족이라곤 대면대면한 아빠밖에 없는데

어느날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영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열 일곱살 미오...고등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아이,

아빠와 함께 예전에 살던 집으로 쫓겨나듯이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읽다보면 그저 그런 우리의 평범한 삶 같으면서도 외로운 듯 모였던

그들의 관계가 얽히고 섥히면서 잔잔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사실 어떻게 보면 뒷표지에 적힌 글을 읽고 책을 읽어서 그런가


"난 너라는 문제집을 서른세 해째 풀요 있어
넌 정말 개떡 같은 책이야.
문제는 많은데 답이 없어"

정말이지 개개인의 삶을 어쩜 이리 명쾌하게 정리를 했는지...

나도 생각해보니 마흔몇년째 풀고 있지만 무엇이 정답인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가는게 맞는건지, 다른 문제집을 보면 열등감을 느끼다가도 이정도면 그냥저냥 괜찮다 싶으면서도

정답이 없는 문제집에 답답하기도 하고, 세상사 말 그대로 돈만 많으면 성공한 문제집일까 싶으면서도

그게 살아가는 맛이 날까 싶으면서도 읽는 내내 나와 공감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이 책에는 악인도 없고, 그렇다고 큰 사건사고가 있지도 않다.

하지만 영오, 미오, 강주, 두출 그리고 문옥봉, 명보라.....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읽는 내내 느껴지는 가슴 따스한 소설이면서도 꽤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과연 내 주위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나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 풀어야만 하는데 제대로 풀리는지 못하는 문제집을 어떻게 끌고 가야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런 생각없이 읽었는데
사실 이 작가의 책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게 읽었다.
말 그대로 그들의 숨을 따라 읽다보니 그냥 마음이 착해진다고나 할까? 조금 마음을 비우게 된다고나 할까?

다들 이렇게도 사는데 왜 그리 아둥바둥하는가 싶기도 하다. 


미지와 영오가 소설안에서는 거의 마지막까지 만나지 않는다.

과연 이들이 어떻게 만날지 궁금했는데 마지막페이지를 넘기면서

이런 마무리도 꽤 괜찮은 것 같다.

과연 그들은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지.

상상만으로도 입꼬리가 기분좋게 올라가는 걸 보면 해피엔딩 같다.

뭐 내용 자체가 해피엔딩이지만. 괜시리 마음이 포근하다고나 할까?

생각지도 않고 읽었는데 꽤 재미있었다.

요즘같이 날씨가 풀리는 봄에 읽으면 딱 좋을것 같다란 생각이 든다.

동생한테 읽어보라고 선물로 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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