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 서점에서 주로 책을 구입할 때 미리 읽은 사람들의 후기를 보게 된다. 나의 돈과 공간이 넉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을 고를때 다른이들의 후기를 어느정도는 참고한다. 그런데 이책에 대한 대략적인 줄거리와 후기가 이책을 구매목록에서 빼게 만들었다. 그런데 얼마전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총수가  한강 작가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을 소개하였다. 


음... 국제사회에 우리나라를 위해 이런 글을 기고하는 작가라면? 그녀의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흥미롭게 혹은 갸우뚱하며 읽어 내려갔다. 영혜의 언니의 이야기까지 다 읽고 나니 이야기가 더 넓게 보인다.

책 말미에 누군가의 작품해설이 몇 페이지에 걸쳐 있었으나 아직 읽지 않았다.(나만의 감상을 충분히 즐기고 읽어보고자 함) 책을 덮고도 책의 인물들이 계속 생각이 난다. 길을 걷다가 난데없이, 누워있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나뉘어진 세개의 단편은 대체로 시간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고 시점이 각각 다르다. 영혜의 남편의 시점에서, 영혜의 형부의 시점에서, 영혜의 언니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형부의 시점에서 서술된 두번째 이야기 [몽고반점]은 2005년도에 이상문학상 대상을 탔다고 한다.


네이버에서 책정보를 검색해보니


 
대상 수상작 「몽고반점」은 처제와 형부의 정사라는 다소 도발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태고의 순수성과 원초적 미를 되찾고 싶어하는 한 예술가를 그린 예술 소설로, 척박한 현실과 환상적 이미지 사이에서 느끼는 고통과 이 두 세계의 합일을 추구하는 과정을 신선한 감각과 세련된 문체로 탐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예술 소설"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지만 난 장편으로 한권을 다 읽었다. 그러고 나니 퍼즐을 맞추듯 다른 이야기로 보였다. 단편으로 [몽고반점]만 읽었다면 예술 소설이라고 이해했을까?


내게 처제의 몽고반점에 집착하는 언니의 남편는 본인의 (예술적) 집착을 식물이 되어가고 있던 여성에게 투영 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장인어른이 억지로 딸에게 고기를 욱여넣고 뺨을 때리는 장면을 보며 그의 폭력적인 행위에 반감을 갖고 처제를 바로 병원에 데려다 준 행동을 보며 그는 정상적인 인물인가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지만 결국 그가 그녀에게 취하려고 한 것은 무엇인가? 그녀의 몽고반점이 있는 몸 아닌가? 처제에게는 자신의 욕망을 투영시키고 본인의 아내에게는 정신적 학대를 한 것은 아닌가? 직접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도 정신적으로 얼마든지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위선적인 인물이다.



영혜에게 기댈 나무같은 존재가 있었다면 본인이 나무가 되려는 생각을 했을까? 영혜의 어머니도 피해자이며 방관자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생기를 빼앗을 결혼 생활, 어떤 면에선 굉장히 평범해 보일 수 있는 그녀의 남편의 존재는 영혜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가정폭력없이 어린시절을 보냈더라면 그녀들의 삶은 달라졌을 것이다. 그녀들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만든 아버지의 존재, 아마도 본인의 잘못을 끝내 알아채지 못한 채 자기 삶을 살아가겠지. 가정에서 부모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의 앞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약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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