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언제나 추석과 설날은 슬펐다. 테레비에선 평소보다 더 개같은 프로들만 나오고 사람들은 붕붕 날라다니고 사람들의 입도 붕붕 날랬다. 매일매일 책 읽다가 잠자는 빈집에서 잠깐 휴대폰으로 테레비를 보니 역시나 개같은 프로들밖에 없었다.
어떤 종류의 사람들은 확실히 추석이 자랑스러울 것이다. 도대체 자신의 뿌듯함을 타인에게 내세우는 방법은 언제나 한결같다. 추석에 "너는 왜 결혼 안하니?" 혹은 "너는 왜 돈을 많이 벌지 못하니?" 라고 물어보는 사람의 90%는 질문하는 쪽이 질문 받는 쪽보다 확실히 결혼하고 돈을 더 많이 벌기 때문에 물어보는 것이다.
언젠가 도저히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그냥 무작정 걸었던 적이 있었다. 겨울 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이들 목소리에 나는 한숨조차 나오지 않았다. 확실히 외로운 사람들은 아이들 목소리가 가장 듣기 싫다. 차라리 개소리가 더 듣기 편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