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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부터 정말이지 나는 여자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늦은 밤까지 교회에 있다보면 아주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진다. 무슨 소리가 들릴때마다 이것이 누구의 소리인지 추측하게 된다. 10시가 조금 넘자 나는 조금전 들렸던 소리가 누구의 발소라인지 알게 되었다. 목사님은 날도 추워지니 이제 밤에는 유아실에 있지 말아달라고 정중하게 문자를 보내셨다. 언젠간 이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마치 내 몸의 일부가 잘려나갈 것을 알게된 기분이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편지를 써야한다는 것 뿐이었다. 그 날이 오지 않길 바랬지만 결국 오게 될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지 않길 바랬다. 오지 않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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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가 힘들다. 숨쉬기가 편한 곳은 교회 유아실 밖에 없다. 무조건 편지를 써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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