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하루에 대부분을 교회 유아실에서 보내고 있다. 유아실엔 커튼이 있고, 선풍기가 있고, 방석이 있고, 베개가 있고, 이불이 있고, 고요함이 있다. 베개와 이불만 빼면 모두 원래부터 거기 있던 것들이다. 갈 때마다 책을 한 권씩 들고가지만 사실은 잠을 잘 때가 더 많다. 아침이 끝나기 전에 잠들어 저녁이 시작되기 전에 잠에서 나온다. 그러고나면 불안했던 하루가 흘러간 게 뿌듯해 마음이 편안해지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이 즐거워 나는 매일매일 그렇게 우물 속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