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마다 전쟁을 한다. 아침잠이 많다보니 10분 안에 모든 걸 준비해야 하는 귀차니스트인 나. 그래도 뉴스는 머리글자를 봐야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머리를 말리면서 옷을 입으면서 큰 자막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요즘 유행한다는 책 이야기가 나왔다. 30대 여성들의 독신 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으로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간단다. 달콤한 나의 도시, 걸, 스타일 등등..

달콤한 나의 도시는 내가 좋아하는 후배 미니홈피의 감상문에서도 언뜻 보면서 드라마로 만들어졌으면 한다 지현우가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 등등의 작은 소망을 적어두었는데, 어느날 인터넷 뉴스에서 보니 진짜로 지현우가 그 주인공으로 낙점되었다는 이야길 들어 후배의 선견지명에 대해 속으로 칭찬했던 기억이 있던 책이다.

전공서적을 사려다가 덤으로 하나 얹었다. 평소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요즘 논문의 진도도 지지부진하고, 쓰기도 싫어졌고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생활때문에 틈틈히 재미삼아 읽어볼까해서 순수히 덤이다 하는 생각으로 넣었다.

하지만 한번 사면 끝까지 확 달려야 한다는 나의 성격때문에, 틈틈히 가 아닌 바쁨 속에서도 3일만에 헤치웠다. 늘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건, 나도 도시에 사는 30대 미혼여성일진데, 왜 소설속의 여주인공들이나 그녀의 친구들과는 먼 생활을 하는건지.. 그녀들은 늘 주위에 2-3명의 남자들이 득실거리는데, 선택하기 싫어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설정들이다. 남자들이 빠지고선 이야기가 되지 않는 듯한 이런 책들..

최근 종합검진때문에 산부인과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간호사들이 하는 말, 복잡하고 아픈 검사를 해줄수 없어요. 나중에 임신하고 오시면 잘 해드릴께요. 해보고 싶다는 데, 나중에 오시라는 그녀들의 한결같은 말... 하지만 그녀들의 눈빛은 나를 동정했다. 나의 손을 살포시 잡고 동정의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데, 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순간 당황했다. 알았어요... 하고 나왔다. 쑥쓰러움.. 넌 아직도.. 라는 시선.. 어떻게 그럴수 있니와 설마.. 라는 그녀들의 눈빛들..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왔다. 간호사의 시선도 부담스러웠고 임산부들 사이에서 멀쩡한 배를 가진 내가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부담스러워서.

이런 이야길 어떻게 풀어내지 않았을까하는 기대감.. .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그녀들의 이야길 간접적으로 듣고 싶었지만 ... 없다...

물론,  마음에 다가오는 구절들도 있었다. 오랜동안 혼자 자취생활을 해야하는 여자만이 느낄수 있는 그런 감정들..

하지만... 이런 류의 소설들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도 한다고 한다. 오랫동안 혼자 살았던 여인들은 문란한 생활을 한다는.... 며칠전 노사연이 다시 태어나면 '문란한 생활을 하고 싶다.'고 하는 말이 왜 그리 와 닿는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베끄 2008-07-0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읽고나서 그리 유쾌하지 않았어요. 마치 유행가 가사를 읽은 것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이 책을 쓴 30대 작가 정이현도 이 소설에 열광하는 30대 여성들도, 나와는 다른가보다 그냥 그랬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