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새처럼
바루 지음, 김여진 옮김 / 올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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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깊은 대화를 나누며 읽은책은 <자유롭게 새처럼>이다. 책이 배송된 날, 포장을 뜯어 거실에 두었더니 7개월 둘째도 일러스트가 마음에 드는지 한참을 들여다보고 첫째아이도 "엄마, 우리 이거 같이 읽을까?" 라며 관심을 보였다.


첫째와 나는 책을 읽을때 책 자체를 빌미삼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확장하며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미운여섯살의 못된 화법과 말대답으로 최근에는 대화하다 야단으로 끝나는 경우가 잦았지만, 책을 읽을 때만큼은 마치 약속된 토론모임에 참석한 패널처럼 서로 점잖을 떨며 이야기한다. 말대답으로 싸우기전에 좀 힘들어도 책을 미리 들이밀어 분란을 차단하는것도 좋은 방법일듯 싶다.



책 제목을 보니 도치법이 떠올라서, 원래 순서는 '새처럼 자유롭게'라고 보통 쓰는데 아마 '자유'를 강조하기 위해서 순서를 바꾸어 쓴 것 같다고 아이에게 설명해주었다. 아이도 새 보단 자유가 더 중요한 말인 것 같다고 동조해주었다. ㅋㅋ

지난 5월에 아이 유치원에서 책읽는 수업을 참관했었는데,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책의 제목과 겉표지를 처음 넘기고 나오는 일러스트가 무엇을 의미하냐고 묻자 아이들이 책 내용의 '힌트'를 준다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좋은 인사이트가 되었다. 그렇게 배워서인지, 아이는 표지의 제목을 읽고 첫장을 넘기더니 그림이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 추측하기 시작했다.

아마 전체적으로 슥 훑어보고 눈치채서인듯 한데, 아이는 이 그림을 '구름'을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수채화 물감을 뭍힌 붓이 지나갔나?라는 정도로 생각하던 중인데, 아무리 봐도 구름같지는 않아보였다. 왜 그렇게 추측했느냐 묻자, 새가 자유롭게 나는 곳은 하늘이고 그래서 구름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너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해보자며 책을 함께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은 생각보단 무거운 주제인 '전쟁'과 '자유'를 핵심 메시지로 담고있다. 전쟁으로 인해 평화로운 터전을 잃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는 것을 '새'를 통해 보여준다.



아이는 즐겨보는 만화영화에서 전투는 익숙하게 들어봤어도, 전쟁이라는 단어는 낯설어해서 좀더 설명해주고 얼마전에 우연히 뉴스에서 같이봤던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나라간의 전쟁이라고 하니 유치원에서 배운 일제강점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간단히 일제 침략 역사와 과거의 전쟁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최근에도 전쟁으로 인해 사람이 죽고 다치고 살고있는 터전을 잃게된다는 이야기를 함께해보았다.

아이는 '자유'가 무엇이든 스스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조금 덧붙여서 평화로운 환경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책의 결말은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이야기 속에서만 가능한 모든게 회복되는 해피앤딩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드앤딩도 아닌데 무언가 마음을 묵직하게 치는 느낌이 있다. 아이는 결말이 재미있다고 느꼈는지 마지막 멘트에서 키득거리며 웃었다. 아이의 관점에선 자연스러운 해피앤딩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내일이 국군의 날이라 전쟁-평화-군인으로 이어져서 국군의 날에 대해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웠다며 한참을 이야기하는 바람에 책 읽는 시간보다 두세배쯤 더 길어진 대화로 저녁준비를 제대로 못하는 부작용은 있었으나, 아이와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도 해볼 수 있구나. 그리고 참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인 자유에 대해서도 나눠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무척 뜻깊은 독서시간이었다. 우리 모자와 같은 투머치토커가 아니더라도 주제가 주는 무게와 매력이 있으니 아이와 한번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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