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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 수업 - 한나 아렌트, 성난 개인들의 시대에서 인간성 회복의 정치로
이인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가 '정치'와 관련있는 경우가 많고
임신 등 개인적 이유로 전공 공부를 잠시 놓은상태에서
그럼에도 공부를 한다면 어떤영역을 보충하면 좋을까 했을때
정치 그리고 정치철학 이었다.
아직 올해도 12월 한달이 남아있고
읽어야 할 책들과 읽겠다고 챙겨둔 책이 남아있지만,
이 책은 아마 올해에 나에게 가장 필요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제목이 무척 흥미로웠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수업'이라니.
정치와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함께 생각하기 쉽지않은 것 같은데,
막상 잠시 생각해보면 살짝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하지만 대체 왜? 라는 의문이 들어 책을 좀더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고 그렇게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부제에서 충분히 힌트를 주고 있기는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독일의 작가이자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를 만나게된다.
저자는 한나 아렌트의 저서를 빌려 다섯가지 카테고리인 인간, 정치, 공동체, 이해, 세계로 분류하여 현대 한국정치를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이 책과 한나 아렌트의 정치 이론에 인간의 '외로움'이 관통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형식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분명 어려운 정치철학적 내용이 많이 담겨있지만
읽는 것이 괴롭지 않고 재미있고 깊이있게 읽혀졌다.
특히 2장에서 전체주의와 평등을 다룬 내용이 무척 좋았다.
전체주의를 공부하고 가르치면서도
한나 아렌트를 몰랐다는 것이 부끄러울만큼 꼭 알았어야 할 개념들이 명쾌하게 담겨있었다.
평등이 천부인권이 아니라는 것.
전체주의의 세 가지 요인인
테러(공포), 조직, 폭민.
3장에서 폭력이 비인간적인 것이 아닌 인간적이라는 점. 등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깨지면서 답을 찾은 것 같은 시원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의 정치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특히 4장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많이 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다뤄지는 '사법적 정의의 문제'나
양심의 가책을 넘어 양심의 근거에 주목해야한다는 점 등
같이 읽고나면 우리가 표면적으로 생각하던 문제를
좀더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주는 것 같다.
결코 한번 훅 읽고 넘어갈 수 있는 가벼운 책이 아니지만,
그래서 두고두고 곱씹어 읽어보고
나아가 나의 글에도 꼭 인용해보고 싶은 부분들이 많아
남은 올해 동안 여러번 읽어보려고 한다.
마음같아서는 책에 소개된 한나 아렌트의 저서를 당장 찾아 읽어보고싶기도 하지만,
우선 이 책에서 인용된 아렌트의 생각을 충분히 소화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년에 고등학생들과 진행할 토론도서로 채택해서 의견을 나눠보고 싶다.